2025. 3. 6.
어제는 친구와 오래간만에 식사를 했다. 몇 달 만인지. 친구나 나나 무척이나 바쁘고 도전적인 날들이었다. 올해도 3월이 되어 곧 있으면 벚꽃이 필 것을 생각해 보면 한 해가 또 이렇게 시작됐구나 체감된다.
우린 언제나 차 이야기를 즐겨한다. 나와 친구 모두 차에 일정 농도 이상 미친 것만 같다. 친구는 지금도 그렇지만 10년 넘게 모터 사이클 분야에서 활동해 왔기에 많이 타봤고 많이 알았다. 나는 그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포르쉐를 타왔으니 포르쉐의 트림이나 라인업에는 아주 관심이 많다.
그렇게 한참을 차에 대해 떠들고 언제나처럼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면 2-3시간이 훌쩍 가곤 한다. 스마트폰 볼 것도 없이 이야기하다 보면 언제나 그렇다.
친구가 사준 고깃집은 친절한 아주머니와 멋을 아는 사장님이 있었다. 고기도 메뉴도 스타일이 좋았다. 버섯이 어찌나 맛있던지 고기보다 버섯이 기억에 맴돌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그렇게 저녁을 보내고 나고 집에 돌아오고 나면 아주 깊은 잠에 빠진다. 잠을 너무 깊게 잔 건지 꿈이 하나하나 선명하게 보이고 현실은 꿈의 연장선만 같았다. 내 하루도 그러했다. 어려울 것은 하나 없다. 차이가 있다면 점점 더 시장의 깊은 곳으로 통찰로 내려가고 있다는 점일 거다. 깊게 내려가고 더 깊은 곳에서 보게 된다.
파트너 분들과 하는 회의는 언제나 즐겁다. 시장에 빈틈을 찾아내는 일을 하는 것뿐이다. 우리에겐 딱히 큰 목표가 있지도 않다. 매직넘버 3. 3을 맞추면 끝난다. 그러면 게임 끝이다.
도착지까지 거의 다 온 것만 같았다. 그래서 쉴 수 있었다. 고지를 앞에 두고 머무는 산 중 휴게소처럼. 그렇게 먼 생각으로 나를 던져두고 다시 글을 쓰며 나로 돌아온다.
나는 나답게 잘 살아가고 있다. 쪽팔리는 일도 자랑스러운 일도 다 기록될 수는 없겠으나 누군가는 이 발자취를 통해 힘을 얻지 않을까. 누군가가 먼저 헤치고 간 숲이라면 흐릿한 발자취가 남아 뒤따라오는 이들에게 나침반이 되어주진 않을까.
그러나 아무도 안 봐도 상관없고 아무도 관심 없어도 좋다. 나에게 오늘 하루는 숫자 3을 맞추기 위해 연구하고 개발한 하루였고 어제의 식사는 맛있었다. 그걸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