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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Mar 16. 2022

[에세이] 숨길 수 없는 세가지

언제나 나타나는 세가지

인간에게는 숨길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다.
재채기, 가난 그리고 사랑이다. - 탈무드


탈무드에서는 사람이 숨길 수 없는게 무엇인지 쉽게 알려주었다. 재채기.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참지 못한다. 가난. 영화 기생충에 나온 것처럼 가난은 지울 수 없는 냄새처럼 감추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사랑. 사랑하면 감정을 완전히 감추는게 불가능하다. 그 사람을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고, 보기만 해도 힘이 나고, 선물을 해도 아깝지 않다. 


그 중에서도 요즘은 사랑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사랑은 도저히 감출 수가 없기에 결국 드러나곤 했다. 짝사랑 하는 마음은 들키기 마련이고, 내 딴에는 자연스럽게 한 행동이 다 티나는 행동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을 대할 때만 사랑이 표현되는 것도 아니었다. 사랑하는 조카를 대할 때나 가족을 대할 때도 사랑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모습이 달라진다.


사랑이 표출될 수 밖에 없다고 가정하면 세상이 무척 간단해진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정말로 나를 사랑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를 대할 때 미소짓고, 행복해하고, 반가워한다면 그건 인위적인 연기가 아니라 진심일 수 있다. 그 사람이 말은 안했더라도 진심으로 나를 조금은 사랑해준다고 생각하면 내 마음도 조금 더 편해지는 것 같다. 


바꿔말하면 내 사랑 역시 그렇게 표현될 수 있는 것 같다. 꼭 말하지 않더라도 상대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고,  미소짓고, 안부를 물어보고, 먼저 말을 걸고, 농담을 하고, 일상을 이야기하고, 고민을 이야기하고. 어쩌면 일상적인 순간들이지만 내 안에 담긴 사랑을 조금 덜어 상대에게 사랑을 주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나는 꼭 여자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꽤나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은 다른 이를 사랑할 때에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누군가가 나를 먼저 좋아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게 관계가 되고, 호감이 사랑이 된다는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일 것 같다. 연예인들을 아무리 좋아해도 그들과 직접 만났을 때 그들이 나를 보고 불편해하고, 빨리 돌아가려는 기색이 역력하다면 나 역시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 것이다. 또한 나를 그렇게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가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주변 사람들을 더 사랑하면 좋은 것 같다. 내가 더 많이 주변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할 수록 그들도 나를 더 사랑해주지 않을까 싶다. 사랑은 숨긴다고 숨겨지는게 아니니까. 내 마음이 따뜻해지면 주변 이들도 따뜻하게 만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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