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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Mar 12. 2021

[후기] 양악 수술 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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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수술을 하고 오늘로 양악 수술을 한지 7일째입니다. 얼굴은 여전히 많이 부어있고, 이곳저곳 멍이 들어있습니다.


수술 전과 수술 후 7일차

그래도 다행인건 수술 5일차 쯤에 정말 얼굴이 풍선처럼 팽팽해져있었는데, 많이 붓기가 가라앉은 모습입니다. 그리고 멍이 이곳저곳 들어있는데, 제가 수술할 때마다 멍이 좀 잘 생기는 거 같은데, 저번에 눈매 교정 수술 받을 때도 멍이 심하게 생겼었습니다. 이번에도 멍이 심하게 생겼지만 딱히 아프진 않습니다.


컨디션은 많이 좋아져서 이제 혼자서 밥도 먹고, 컨디션 조절도 할만큼 건강해졌습니다. 그나마 힘들 때가 있다면 새벽인데, 새벽에 힘든 이유는 자다 일어나는 것부터가 피곤한 일이고, 배가 고파서 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미음으로 된 음식만 먹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열량이 많지 않아 금방 배가 꺼집니다. 그러다보니 3시간쯤 자면 꼭 속이 쓰려서 잠에서 깨게 됩니다. 어쩔 수 없죠. 그럼 졸린 눈으로 두유와 비슷한 건강 음료를 주사기에 넣어 마시곤 했습니다.


최근엔 거의 8끼를 먹어야 합니다. 2시간 간격으로 무언가 먹어야 배고픔이 그나마 덜합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복인지 못 먹어 보고 나서야 깨닫고 있습니다.


잠을 깊게 못 자다보니 요즘 이상한 꿈을 많이 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의 꿈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꿈 속에서 저는 어부처럼 무거운 걸 끌고 있었는데, 끌 때마다 몇 억씩 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 무언가를 할 때마다 억 단위의 일을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꾼 것 같습니다. 


꿈을 꾸고도 기분이 좋았는데 한 번 일을 할 때마다 억 단위의 수익을 거두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꿈은 언제나 현실에 가까이 올 때 더 아름다운 법 같습니다.




이번에 수술을 하면서 제가 느낀게 몇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꼭 이야기하고 싶은건 사람들의 소중함이었습니다. 몸이 조금만 약해지니 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자신이 아픈 것처럼 간호해준 부모님과 가족들 그리고 힘내라며 응원해준 친구들의 연락을 받았을 때 무엇이 참 좋은 삶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살다보면 사람은 영원히 살 것처럼, 절대 다치지 않을 것처럼, 기고만장하게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수술 하나라도 하게 되면 사람의 정신은 약에 의해 휘둘리고, 육체는 조그만 링거 주사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 걸 보면 빨리 아픔을 겪는건 좋은 것 같습니다. 나이를 많이 먹어서야 주변 사람들의 고마움을 깨닫는 것 보단 어린 시절에 알고 기억한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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