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상훈 Jun 28. 2022

자본이 나아갈 방향

주식, 코인, 부동산 모두가 부서지는 시장에서

세상이 살기 힘들어지는 건 분명하다. 미국의 경우 중위 소득을 기준으로 했을  60-70년대에는 남자 혼자서 4 가구를 먹여 살리고, 정원 딸린 집과 차를 사는데 문제가 없었다. 80-90년대에 들어서면서 집은 작아지고, 여성의 가계 경제 참여율이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핵가족화가 됐다. 2020년이 지나는 요즘은 가장 부국이라는 미국도 남자 혼자 집을 사고, 차를 사고, 가족을 꾸리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운 시대가 됐다.


자본주의는 부의 양극화를 이끈다. 이 관점에서 과거엔 개인의 노동력이 자본 생산의 주체가 될 수 있었으나 현대는 자본이 자본을 만들어내는 비율이 계속 커지고 있고, 이 추세를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자본을 소유하는 방향이 부자가 되는 방법이고,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효율성이 적은 방식이다.


이 정도 이야기하면 청자는 대부분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을 하라는 말인가 생각한다. 그러나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을 보면 알겠지만 불장이 지나가고 나니 리먼 사태에 준하는 폭락이 다가왔고, 말도 안 되는 인플레이션, 전쟁으로 인한 석유, 식량 생산량 부족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자산 소유는 자본주의에서 답이지만 자본의 평가가 낙하하는 상황에선 답이 될 수 없다.


그럼 무엇이 자산인가? 무엇이 자본주의 시대에 내 떨어지는 노동가치를 대체해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소스 코드가 자산이라 여겼다. 하나의 서비스를 작동시키는 수십만 줄의 소스코드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만 적절한 투자로 사업화했을 때 어마어마한 폭발력이 있다.


아무리 주가가 저평가되고, 세상의 돈이 말라비틀어져도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OS 사용하고, 아이폰과 맥을 구매한다. 그들이 만든 거대한 생태계는 실물 세계의 자본에 영향은 받지만 하나의 독립적인 지구인 것처럼 그 안에서 계속해서 진화하고, 부동산처럼 각각의 소프트웨어가, 애플리케이션이 부를 창조한다. 부는 가치를 제공할 때 얻는다는 명제에 완벽하게 부합하는데,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대체제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가치로 인한 독점적 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를 미리 알고 있던 사람들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시장의 독보적인 위치까지 올려두고 세상의 왕처럼 살고 있다. 페이팔의 창립 멤버들은 링크드인, 유튜브, 테슬라, 펠런티어 등을 세우고  영역에서 대체 불가능한 제품까지  세계 레벨로 올려두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때거지로 모아 경쟁자가 따라잡지 못하게 독주하는 성장을 보였다.


그런 면에서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것과 소프트웨어 자산을 소유하는 것은 자본주의에서 가장 폭발력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고, 가장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은 작은 내수시장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인재풀, 대부분 글로벌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내수용으로 그치는 수준이라 투자 규모도 낮았고, 결과물도 부족한 현실이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을 만들 뿐만 아니라 자국 내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도 하지 않고, 제품으로 인정받는 기업이 하나 둘 생긴다면 한국의 자본의 관심을 얻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대부분의 자산이 몰려 거품도 그만큼 큰데 이 자본이 신생기업과 글로벌 타게팅 스타트업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한국에서도 유튜브, 페이팔, 링크드인 같은 서비스가 우후죽순처럼 나올 것이다.


자본이 더 주목해야 하는 곳은 가격이 사람 마음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자산이 아니라 국가에 거대한 부를 가져올 스타트업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