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에세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상훈 May 28. 2023

생각을 포기한 사람들

타인의 이야기로 자신을 채우는 사람들

사람들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올더스 헉슬리가 미리 본 멋진 신세계가 도래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지만 그 콘텐츠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작 만들어내는 콘텐츠라고 하면 인스타그램에 카페 사진을 올리는 것. 어딜 놀러 다녔는지 자랑하는 것이 이 시대의 콘텐츠입니다.


대부분의 소비만 하기에 자신의 생각을 상실했습니다. 회고도 없고, 반추도 없고, 반성도 없이 하루하루를 삽니다. 나를 멍하게 만드는 온갖 소음으로 자신의 시간을 채우고 있으니 삶이 어디로 향하는지 분별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시대의 풍토가 되어 모두가 멍하니 웃긴 유튜브를 보는 시대가 된 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을 포기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저는 본질적인 질문을 해보곤 합니다.


네 삶은 어디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어?


그럴 때마다 생각을 포기한 사람들은 화를 내고 불편해합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정죄하고 있습니다. 어느 곳으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있는 사실을 비난당한 것처럼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실 삶은 항상 어딘가로 나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쉼을 누리는 시간이라면 쉼을 누리면 되고, 목적지에 도착한 사람들도 세상엔 많으니까요. 그러나 쉼을 누리는 것도 아니고, 목적지에 도착한 사람들도 아니고,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 없는 이들에게는 이 질문이 무섭고 따끔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그러나 이들이 좋아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온갖 세상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예인들의 가십, 유튜버의 논란, 세상에서 일어난 나쁜 일들. 자신의 이야기는 없이 타인의 이야기로 생각과 삶이 가득 찼습니다.


저는 이러한 시대가 기회라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수동적으로 모든 정보와 지식을 빨아들이기 바쁜 이 시대에,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들에게는 기회입니다.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삶을 가진 이들은 그들에게는 좋은 콘텐츠와 이야깃거리가 될 겁니다. 역사상 그 어느 시절보다 나를 마케팅해 줄 사람들이 많다니 멋진 신세계가 도래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빛나게 될 이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