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6
힘들 때, 내가 사지를 헤매고 있을 때 모두 먼발치에서 바라보았다. 응원한다 하는 이들 중 실제로 나에게 도움의 손을 내민 건 정작 같이 스타트업 하며 200만 원도 못 벌던 동료들 뿐이었다. 말 그대로 그 사람들 빼고는 아무도 내게 도움을 준 이들이 없다.
수년만에 사무실 냈을 때 화환 하나, 책상, 의자 살 돈 한 푼 건넨 이가 없다. 턱을 벌리지 못해 고무줄 끼우고 패스트캠퍼스 강의해서 번 돈으로 사업 키워가던 시기에 그 누구도 나에게 힘내라며 돈 10만 원 쥐어줄 생각을 안 했다.
아무도. 아무도. 아무도.
죽기까지 힘든 순간에 다다라도 돕지 않고, 도울 의지도 없는 이들이 내 삶에 가득했다. 관전하는 이들 모두가 내 삶에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이들이다.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그들이 내게 무슨 도움을 줄까? 죽기 직전까지 갔던 나를 지켜만 본 이들이.
웃고 떠들며 형제자매라 하던 교회 사람들? 너희 중 가장 약한 자가 예수라는 말씀은 죽어도 지키지 않는 역겨운 인간들과 상종할 수가 없다. 위선이 역겹다. 그들의 위선이 뻔히 보이니 견딜 수가 없다. 내가 그들의 위선을 보는 눈이 있으니 그들 눈엔 내가 미울 것이다.
다른 시절은 어떨까. 수년간 홀로 제품 만들던 시절? 나에게 힘내라며 손 내민 사람이 도대체 몇 명이나 있을까? 명절에 만나면 훈수나 두며 잘난 척하던 어른들 중 나보다 잘 버는 이들은 단 한 명도 없다. 내가 그들의 수익을 아득히 넘었을 때, 훈수하던 잘난 어른들 중 내 앞에서 똑같은 소리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졌다.
내가 가장 약하고 힘들 때 훈수나 떠들며 인생 교훈하던 인간들 중 아무도 아무도 내가 약할 때 도와주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사업하면서 그들을 미워했을까? 난 그들과 그들의 자식에게도 잘했다. 내가 힘들게 번 소중한 것들을 선물로 주고, 대가 없이 주면서 살았다. 플러스 마이너스 계산해 보면 정확하다. 나는 내 모든 하루일정을 2019년 11월 24일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모두 기록해 왔다.
나이만 먹은 인간들 속에서 살면서 그들을 안타까워했지만 이제는 남은 정나미 마저 모두 쓸어가 버린 것 같다. 삶의 끈이 이제는 살아계신 부모님과 날 믿고 따라온 형제 같은 동업자들 말고는 그 어떤 사람에게도 감정의 빚이 없다. 아니 그들에게는 감정뿐만 아니라 그 어떤 빚도 남기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해결할 필요가 없는 빚 2.9억 중 1.2억을 5개월 동안 갚았다. 그들은 나에게 고마워할까.
어쩌면 이제야말로 이 페이스북을 지울 시점이 온 게 아닐까 싶다. 과거의 잔재가 바로 이곳에 남아있다. 다른 이들이 먼저 나를 지우길 바라며 글을 써왔지만 그냥 내가 다 지우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