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조금 덜 시골로 유학을 갔다. 사람들은 그곳을 삼백(三白)의 고장이라 했다. 흰 소금, 흰 쌀, 그리고 흰 눈. 학교를 처음 찾아갔을 때 하얀 눈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앞으로 지내게 될 기숙사 앞에 서서 눈알을 굴리며 모든 길을 낯 익히는 동안, 치워진 눈길 사이로 어느새 그 사람이 거기에 있었다. 눈 빛에 반사된 말간 얼굴을 하고. 실은 까무잡잡했는데 그날은 눈(雪) 때문인지 내 눈(目) 때문인지 그가 참 하얗게 빛이 났다. 그 사람은 그때 왜 거기에 있었지? 18살의 모습으로 그는 내 눈동자 속에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