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6] 2025년 5월 17일 토요일
이 책의 작가와 그 엄마의 상황이, 엄마를 기억하고자 기록을 시작했던 나와 엄마의 과거와 현재를 비스듬히 닮았다. 미래의 나와 내 딸들의 이야기가 될 것만 같은 두려움이 교묘하게 스며들어 자꾸만 눈물이 난다.
엄마가 정신을 놓고 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로 요양원에 누워만 있게 되면서부터 언니들과 존엄사에 대한 얘기를 아주 많이 했었다. 그런 엄마여도 세상에 존재하는 것 자체로 위안이지만 인간의 삶이라는 게 저런 모습이면 너무 불행한 게 아닌가 하는 가슴 아픔이 동시에 존재했었다.
엄마가 떠난 후에는 존엄사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올 초 신간으로 뜨자마자 홀린 듯이 책을 샀고, 오늘 읽기 시작했다.
유방암 말기 고통으로 스위스에서 존엄사를 택한 작가의 엄마 얘기는, 맥락을 얻은 내 병으로 인한 불안함을 소환했다. 아픈 엄마를 그저 바라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 보내고 싶지 않지만, 엄마의 존엄한 생과 사를 도울 수밖에 없었던 작가 자신은, 내가 정신을 놓아버린 엄마를 보면서 했던 생각-엄마가 그만 고통을 끝냈으면 좋겠다와 그래도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과 너무나 똑같다.
내가 유방암 환자라는 것에, 아픈 엄마를 보면서 마음의 부침을 겪었다는 것에, 작가에게도, 작가의 엄마에게도 감정이입이 되었다.
아직은 괜찮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내 병이 혹시라도 이제는 괜찮지 않게 된 미래 어느 순간에, 내 딸들이 품게 될 깊이 모를 슬픔에 생각이 닿자마자 책을 덮었다.
이토록 맥락을 갖춘 불안함이라니.
이토록 가까이에 있는 두려움이라니.
책을 다시 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책 제목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