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난간에 내려앉다>
철제 난간은 하늘과 가장 먼 곳에
붙잡힌 마지막 구조물이었다.
그 위에,
하얗고 조금은 낡은 깃털이
바람의 조율 없이 기울어졌고,
나는
그것이 착륙인지 추락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비둘기는 울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경적이 멎은 오후,
바깥은 창틀을 타고 흐르다가
내 방의 벽지에까지 스며들었다.
나는 숨을 참았고
그것도
숨을 참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같은 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보지 않았다.
이 도시에서 눈을 마주친다는 건
해석될 수 없는 징조였고,
나는 그것을 알았고
비둘기도 아는 듯했다.
깃털 하나,
무심하게 흘리고 떠난 다음
그 자리에 남은 건-
깃털이 아니라,
내 안에 무언가 사라졌다는
감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