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둘기, 난간에 내려앉다

by 김관우

<비둘기, 난간에 내려앉다>


철제 난간은 하늘과 가장 먼 곳에

붙잡힌 마지막 구조물이었다.

그 위에,

하얗고 조금은 낡은 깃털이

바람의 조율 없이 기울어졌고,

나는

그것이 착륙인지 추락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비둘기는 울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경적이 멎은 오후,

바깥은 창틀을 타고 흐르다가

내 방의 벽지에까지 스며들었다.

나는 숨을 참았고

그것도

숨을 참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같은 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보지 않았다.

이 도시에서 눈을 마주친다는 건

해석될 수 없는 징조였고,

나는 그것을 알았고

비둘기도 아는 듯했다.


깃털 하나,

무심하게 흘리고 떠난 다음

그 자리에 남은 건-

깃털이 아니라,

내 안에 무언가 사라졌다는

감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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