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글라스의 나라>
기름은 말이 없다.
불은 정중하다.
태울 뿐이다
고기는 두드려진다.
몇 번의 망치 아래,
근육은 사라지고
억양 없는 살이 된다.
빵가루는 순종이다.
모서리를 감추고
뼈 없는 것을 더 부드럽게 만든다.
기름 속에서 부유하는 동안
어떤 고백도 허용되지 않는다.
바삭한 표정으로,
속은 익었다는 척을 한다.
소스는 붉지도 검지도 않다.
진실이 어디쯤인가를 잊게 만드는 색.
흐르며 덮는다.
말보다 먼저, 입보다 더 넓게.
양배추는 곁에 있다.
가늘게 찢긴 기억,
마요네즈가 위에 앉아
달콤하게 잊자고 한다.
스파게티는 붉은 혀를 뽑고
밥은 하얀 체념처럼 눌려 있다.
콘샐러드는 누군가의 웃음소리다.
숟가락을 들기 전까지
우리는 안다.
이것이 무슨 맛인지
어떤 시대인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하지만 말하지 않는다
이건 그냥,
경양식 돈까스일 뿐이라고
우리는 그렇게, 또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