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물이 오른 날

by 김관우

<물이 오른 날>


어떤 날에는

바람이 불지도 않았는데

잎이 흔들린다


그럴 때가 있다

너는 그런 사람이었다


젖은 유리창에

손끝을 대는 소리처럼

느릿하게 스며든 기억이

내 안의 창을 닦는다


다만 어떤 날,

아무 이유 없이 눈이 시리면

그건, 한때 머금었던 그림자가

조금 늦게 물이 오른 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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