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의 끝에서>
그날, 나는 세계의 가장자리에서
밥알 하나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축축한 목숨, 식탁 끝에 붙잡힌 채
중력을 견디는 희미한 저항.
그것은 떨어지지 않기 위해 존재했고,
혹은 떨어지기 위해 매달려 있었다.
나는 숨을 죽였고,
시간은 무너진 성벽처럼 비스듬히 기울었다.
그 한톨의 떨림은
우리가 믿어온 모든 중심을
은밀히 조롱하고 있었다.
붙어 있음과 떨어짐,
그 사이에 길이 없다는 것을,
간당간당한 그 경계에서
우리는 내내 서성였다.
그 작은 흰 점은
언어로 닿을 수 없는 자리에서
삶의 무게를 증언하고 있었다.
나는 다가가 손을 뻗었지만
어떤 감각도 잡히지 않았다.
떨어지는 것도 붙어 있는 것도 아닌 채로
세상은, 그 미세한 떨림 위에서
가만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