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떨림의 끝에서

by 김관우

<떨림의 끝에서>


그날, 나는 세계의 가장자리에서

밥알 하나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축축한 목숨, 식탁 끝에 붙잡힌 채

중력을 견디는 희미한 저항.


그것은 떨어지지 않기 위해 존재했고,

혹은 떨어지기 위해 매달려 있었다.

나는 숨을 죽였고,

시간은 무너진 성벽처럼 비스듬히 기울었다.


그 한톨의 떨림은

우리가 믿어온 모든 중심을

은밀히 조롱하고 있었다.


붙어 있음과 떨어짐,

그 사이에 길이 없다는 것을,

간당간당한 그 경계에서

우리는 내내 서성였다.


그 작은 흰 점은

언어로 닿을 수 없는 자리에서

삶의 무게를 증언하고 있었다.


나는 다가가 손을 뻗었지만

어떤 감각도 잡히지 않았다.

떨어지는 것도 붙어 있는 것도 아닌 채로

세상은, 그 미세한 떨림 위에서

가만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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