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가 멀어진다.
현재 시간 한밤중 세 시 십구 분.
열어놓은 창 밖에서 괴성을 지르는 소리에 깬 게 세 시간 전.
다툼이 한 창이라 껐던 불을 다시 켜고 이런저런 걸 하다 보니 후딱.
이제 다시 잠을 청해보려 한다.
요즘 가끔 드는 생각은
만약 사람이 여러 번의 생을 살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면
나는 이 생은 마지막 생을 살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지난 생에 너무 많은 일을 겪어서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겪지 않기로 결심한 생.
디저트 같은 생.
이 나이쯤 되면 회한을 느낀다고 하는데
그 회한마저 가볍게 느껴진다.
절대적인 만족이 있다.
지난 생이 있다 하더라도 다 잊었으니 없는 거나 매한가지지만
어쩐지 다 겪은 것 같은 이 게으른 오만함은
한 밤 중 나를 깨운 화를 담은 괴성과 다툼의 거리 같다.
남 일이다.
내 잠을 중단시킨 것뿐.
덕분에 글도 쓰고.
이제는 고요한 와중 달리는 자동차 소리만 파도 소리 같이 왔다가 멀어진다.
왔다가 멀어진다.
왔다가 멀어진다.
처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