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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경 Dec 21. 2021

봄아

봄아

난 벌써부터 너를 기다려

잠시 기온이 올라간

단 하루의 포근함마저

내 몸의 세포가

너로 착각할 지경이야


아니, 사실 난

지난가을이 시작될 때부터

널 기다렸어


이 계절은 나에게

길고도 지루한 꿈과 같거든

빨리 깨고 싶어

온 힘을 다해

발가락을 까딱 움직여보지만


그것만으로는 깰 수 없대

긴 시간을 다 채워야만

비로소 끝이 난대


봄아

그래도 난

결국 널 만나고 말아


그럴 가능성은 영프로지만

만일 내가 이 겨울을 붙잡는대도...

내 평생 그런 일은 없었지만

만약 내가 밀어낸다 해도...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는

너와 나를 만나도록 이끄는 걸


그러니까 오늘도

반드시 내게 오고야 말

널 기다려


기다림 그 자체만으로 완벽한

기다림의 준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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