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연옥 : 수능시험 후 대학 합격자 발표까지

아들이 작년 말 수능을 보고 대학에 지원했다

by 하늘과 우주

우리나라 대입 수험생들은 수능을 본 후 정시지원, 대학 합격자 발표사이 기간에

여유 시간을 갖는다

(시험을 망쳐서 재수를 시작하지 않는 한)


11월 중순 수능이 끝나고 그다음 해 2월 중순까지 약 석 달간은

"연옥"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연옥'은 가톨릭 교리에 나오는 개념으로

죽은 후 심판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천국도 지옥도 아닌 중간지대다


중세 가톨릭에서는 망자가 연옥에 있을 때

유족들이 면죄부를 구입하면 천국으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고 헌금을 걷다가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고등학교 3년간

수능만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왔던

수험생들은

이 시기

해야 할 것이 없는

(반)백수의 삶을 경험한다


브레이크 없이 달리다가 갑자기 기어가 중립으로 풀려 힘이 빠지는 격이다


파트타임 잡, 쿠팡 알바, 운동, 여행, PC방, 운전면허 연습 등

이 자유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각자 선택이다


반면 재수를 결정한 이들은

재수종합반에 등록해서 새해부터 다시 달린다


나의 아들은 학원 조교, 운전면허 취득, 운동과 PC방을 선택했다

알찬 계획 같지만

워낙 시간이 남는지라

매일 오전은 (늦)잠으로 때운다


깨워도 깨어나지 못하고

일어나야 할 이유도 의지도 없다


보아하니 최초합은 힘들고 추추가 합격을 노려야하는데

2월 중순 이후 합격하면 불과

보름 만에 개강, 어떻게 대학교생활에 적응할지 걱정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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