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S MADDOX(DD-731)

역사에 남은 배들

1964년 8월 2일, 베트남의 통킹만에 주둔중이던 미군 구축함에 북베트남 소속의 어뢰정이 어뢰와 기관총으로 공격을 해왔다. 미국방성은 어뢰공격은 피하였으나 기관총으로 인해 경미한 손상을 입었으며 더 이상의 적대행위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고, 이틀뒤인 8월 4일 먼저 공격을 받았던 구축함이 재차 어뢰공격을 받게되면서 이튿날인 8월 5일, 항공모함 USS Constellation에 탑재되어있던 함재기가 발진, 북베트남 어뢰정 기지를 폭격함으로써 10여년에 걸친 베트남 전쟁이 시작된다. 이때,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미국 구축함이 바로 USS MADDOX(DD-731)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유였던 '대량살상무기'보유가 전쟁 후에 날조였던 것이 밝혀졌던 것처럼 통킹만 사건 역시 날조였음이 훗날 밝혀지게 되지만 당시 월맹의 어뢰정이 미해군에게 어뢰를 발사했다는 소식은 한참 뿜어져나오는 휘발유에 불을 당긴 듯이 한 번에 전쟁으로 번지게 된다.

예전에 해군에서 군생활한 이들이라면 많이 들어보았을 DD라 불리운 여러가지 형식의 구축함 중 Allen M. Sumner급의 USS MADDOX는 1944년 3월 진수하여 같은 해 6월에 실전배치 되었다. 태평양전쟁에는 직접 참가하지 못했지만 6.25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지원하고 전쟁 내내 우리 연안에서 북한과 대치하면서 우리나라와의 인연도 맺은 배이지만 최근 날조로 밝혀진 통킹만 사건의 주연을 맡으면서 일약 세계적으로 이름을 드날리게 되었다.

월남전의 절정기까지 인도차이나 반도 주변을 떠돌던 USS MADDOX는 대부분의 DD가 맞이했던 운명처럼 우방국에 공여되었는데 1972년, 대만에 공여되면서 그 여생을 이어가게 되었다가 1985년, 퇴역과 동시에 고철로 분해되어 그 40여년의 긴 생애를 마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