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겪고야 깨닫는 어리석음
BA 3365 CHART에 표시되어 있는 한 장소가 눈에 띈다. 가운데에 표시된 wk라는 표시는 침선을 의미하고 18.9라는 숫자는 현재 그 침선에 놓여있는 수심을 의미한다. 맹골수도 해저 18.9미터에 놓인 침선 한 척.
사실 어느 CHART(해도)에나 wk라는 기호는 흔하게 찍혀있는 기호일 뿐이었지만 2014년 4월 이후, 흔하게보던 그 기호를 더이상 쉽게 보지 못하게 되었다.
사실 wk는 항로설정시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선박이 항해하기 위해서 확보해야 할 선저여유수심 때문)기호이기 때문에 늘 눈여겨봐야한다. 하지만, 한때는 멀쩡하게 항해했을 본선과 같은 모습의 선박과 선원들이 잠들었음을 알려주는 곳이기 때문에 사무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일이었지만 무심한 나는 그 의미를 무겁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고 결국 수많은 생명이 어처구니없이 떠난 그 날 이후에야 무심함을 버리는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저 기호이기 이전에 선박이었다는 것, 나와 같은 사람들이 숨쉬고 머물러 있었던 곳이었다는 것, 왜 그걸 이제야 깨닫는걸까.
2014년 4월 16일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들의 인생도...그리고 멀쩡히 살아있는 나의 인생도. 떠난 이를 위해서라도, 남아있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세월호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