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13년 4월 27일
오랜만에 나들이.
그것도 혼자서.
그것도 홍대까지.
어둠이 쌓이니 더 자유로워진 발걸음에 지하철이 아닌 버스를 탔다. 임흥순 작가의 단편영화 몇 편을 보았고, 첫 아티스트 토크에 임했던 내 촌스러운 모습도 보았다. 잠시 잊고 있던 내 근원적인 성격, 변성되었다고 믿었던 지독한 내향성.
난 지금 옛 학교로부터의 향수와 내 겉핥기식의 미술사 공부에 대한 고민 그리고 내 미래에 대한 약간의 설렘이라는 세 개의 시간들이 일으키는 감정 속에 있다.
730이었던 740 버스를 타고 시간 우주 속을 달리다, 멈추기를 반복한다. 자동차들이 뿜는 별빛들 사이를 나는 듯...
너그러운 한강이 내게 인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