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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Apr 23. 2021

남편의 금바스 사랑

금요일의 감바스를 기다립니다.




남편이 복직 후 애타게 금요일 기다리는 이유는 바로 금바스 때문이다. "금요일에 먹는 감바"


특히 복직 첫 주 금요일, 남편은 "오늘만을 기다렸다"며 새로운 감바스 레시피로 조리를 했다. 그동안 수 차례 감바스를 해 먹으며 넣는 재료나 조리법을 달리 해왔는데 오늘은 진짜 더 맛있을 거라며 자신하던 남편이었다.


그리고 그 말은 진짜였다. 지난 1년간 먹어본 감바스 중 제일 맛있는 감바스를 먹게 된 우리는 지금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거르지 않고 감바스를 먹는 중이다. 남편의 최애 메뉴였던 치맥은 밀려난 지 수개월째.

이제 감맥이다!


오늘은 바로 그 감바스 레시피를 소개할까 한다.

아래의 레시피는 새우 30마리 기준.

(저희가 좀 많이 먹어요.)






1. 재료 준비


마늘 - '너무 많다' 싶을 정도의 양. 대략 25개

             Tip 편썰기보다, 으깨서 넣으면 깊은 향이 난다.


양송이 - 양송이 6개. 큼직하게 썰어야 식감이 좋다.


방울토마토 - 10~12개. 

                        느끼할 때 입안이 상큼해진다. 강추!


브로콜리 - 두 줌 정도.

                    색감만으로 열일한다.


양파 - 반 개정도. 많이 넣으면 물이 많이 나와 비추.




2. 새우 껍질 볶기 - 중요 ★★★★★


남편이 유튜브에서 알게 되었다는 새 조리법은 바로 새우 머리와 껍질을 올리브유에 볶는 것이었다. (그동안은 껍질 없는 자숙 새우를 사용했었다.)


새우 머리와 껍질을 올리브유 한 컵 반(종이컵 기준)에 20분 이상 볶는다. 볶은 후 기름만 체에 걸러 사용하면 된다.(가끔 볶은 새우 머리를 에어후라이어에 5분 정도 돌려 안주로 먹기도 한다.)




3. 재료 볶기


체에 거른 올리브유는 붉은 빛을 띤다. 그 기름에 으깬 마늘을 10분 정도 볶는데 끓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다음 양파, 양송이, 새우를 소금 1/2티스푼을 넣고 순차적으로 익히고 방울토마토, 브로콜리는 마지막에 1~2분 정도만 볶는다.

(매운맛을 원하면 페페론치노를 10개 정도 추가한다.)




이제 그릇에 담으면 끝!!!

국물(?)을 자작하게해서 먹을 때 한번 적셔먹으면 맛과 향이 더 좋다.




껍질 깐 새우의 단점이 있다면 새우살이 더 바스러질 수 있다는 것. 자숙 새우는 살이 부서지지 않고 단단하게 모양을 유지한다.

왼쪽이 껍질까서 볶은 새우, 오른쪽은 자숙 새우




마지막 Tip - 남은 기름에 파스타면을 볶아 2차 야식 냠냠.

(감바스 먹던 접시에 그대로 담아 지저분하네요. ㅜㅜ)



과정을 쓰다 보니, 둘이서 너무 많이 먹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막상 먹을 때는 순식간에 먹어서 많다는 생각이 안 든다는 게 함정.


하지만 다음날 우리 몸은 많이 먹었다는 것을 정직하게 말해준다. 야식을 과식하여 온 몸이 두들겨 맞은 듯 찌뿌둥한 근육통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피곤해질 걸 알면서도 금바스를 포기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들이 여기 있다.



점차 업그레이드 된 남편의 감바스. 덩달아 양도 늘어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육퇴 후 이루어지는데 남편이 새우 껍질을 볶는 동안 채소 손질은 내가 한다. 여느 영화의 연인들처럼 알콩달콩은 아니고, 한석봉 모자처럼 "나는 볶을 테니 너는 썰어라"라는 분위기이지만, 함께 요리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 좋다.



금요일이다. 금바스가 우리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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