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의 나라, 대부분 직접 해결해야 한다.
기사에 보니까 미국 내에서 코로나 시국에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집수리를 많이 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사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온 순간부터 바꾸고 싶었던 것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카운터탑이고 두 번째는 정원이었다.
카운터탑은 여러 군데 견적을 받아봤는데 예산 초과로 인해서 포기했고 정원은 아직까지 조율 중이다. 사실 삽과 톱으로 모두 혼자 해결하고 싶지만 커다란 돌과 울타리 등 걸림돌이 많아서 업체와 협의 중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골칫덩어리가 바로 집을 감싸고 있는 울타리다. 처음 집을 봤을 때도 울타리 나무가 썩은 것을 발견했었는데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는데 지금 보니 울타리가 좀 있으면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울타리 문이 최근 가장 큰 골칫덩어리였다.
어울리지 않게 큰 문과 계단. 우리가 집을 계약하기 얼마 전에 전 집주인이 변경한 부분이다. 이것과 더불어 다른 여러 개가 있는데 전 집주인이 손을 댄 부분은 모두 망했다. 살다 보니 집을 살 때 가격을 더 깎았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니 내 입장에서 전 집주인은 그냥 헛돈을 쓴 셈이다. 물론 우리가 구세주가 된 셈이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저 커다란 문이 언제부터인가 계단에 끌리기 시작했다. 가만히 보니 울타리 기둥이 휘어져있고 연결부는 못이 다 없어질 정도로 이미 파손이 되어있었다. 지난번에 임시로 못질을 통해서 끌리지만 않게 만들었는데 역시 임시방편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기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문을 계속해서 열어두는 것이었는데 이 방법은 아내가 동의하지 않았다. 두 번째로 쉬운 방법이 바로 문의 밑부분을 잘라서 계단에 끌리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이 방법도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진 못할 듯싶다. 울타리가 조금 더 기울 경우 자르지 않은 나무 부위가 계단에 다시 닫게 될 테니 말이다. 물론 그때까지 시간은 조금 벌어놨고 정원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울타리라도 얼른 바꿔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다. 사는 동안 울타리가 만에 하나 무너지게 되면 큰일일 테니.
미국의 인건비는 놀랍도록 비싸다. 그래서 이런 자질구레한 것은 혼자서 해결해야 된다. 울타리도 혼자서 해결해보고 싶지만 내 입장에서는 대규모 공사가 될 터이니 일단 손을 대지 않기로 했다. 울타리가 조금 더 버텨주길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