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의 도움 없이 두 아이를 키운다는 건, 늘 전시 상황에 놓여있는 기분이었다. 특히나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게 되면 우리 부부는 비상사태였다. 구구절절 말해서 무엇할까. 모든 부모가 그랬겠지. 내 부모도 나를 그렇게 키웠겠지. 그리고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숙연해진다. 감사한 마음이 넘치는 출근길, 그 와중에 나는 아이들에게 걱정 어린 잔소리를 한다.
"차가 오는지 살펴봐야지. 가슴을 펴고 걸어. 앞을 잘 봐야지."
이제 잔소리 끝이라고 말하는 순간 딸아이 큰 숨을 쉰다.
"둘이 다닐 때가 좋았지?"
내 말에 웃는 아이들. 서로 학교 잘 가라고 인사하고, 내가 먼저 학교로 들어가고, 아이들은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