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음식이 맛있다는 소리는 한국에서부터 듣고 간 터라 기대가 컸다. 맛있는 음식점이 많아서 식사 시간이 즐거웠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 실패한 음식점을 찾는 건 서울에서 김서방을 찾는 일과 비슷했다. 그러나 나는 김서방을 찾고야 말았다.
그런데 말이죠.
나는 즉흥적인 P인 반면 남편은 계획형인 J이다.
내가 남긴 평점. 왜 별 0점은 없는 것인가?
남편 펭귄은 음식점을 갈 때면 늘 구글 평점을 보고 가곤 한다. 하지만 성격이 급하고 즉흥적인 나는 그걸 기다리는 시간조차 불편해하는 P이다. 음식점에 사람이 많아 보여 즉흥적으로 나는 여기를 가자고 펭귄 가족을 이끌고 들어갔다. 그리고 우리는 파스타와 기타 음식을 시켰다. 그런데 브루스케타가 2 접시가 나왔다. 시키지 않은 음식 두 가지가 나온 것이다.
출처 티스토리 by food pathfinder
출처의 사진은 치즈와 바질이라도 올라가 있지, 우리가 시킨 브루스케타에는 토마토가 잘게 올라가 있었다. 그걸 본 순간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직원을 불러 우린 시키지 않았다고 했더니 아니라며 두 개를 주문했다며 아주 태연하게 말하고 사라졌다. 나는 그때부터 분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글에서 평점을 찾아본 남편은 여기가 평점이 1점대라며 이런 식으로 장사하는 곳이라고 했다. 가격도 다른 곳보다 저렴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관광지 여행객답게 바가지를 쓰며 돈을 쓴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 '전설의 토마토'라는 이름을 아이펭귄들이 작명하며 나를 놀렸다. 그리고 나는 점심을 분노하며 먹었다. 남편펭귄과 아이펭귄들은 그래도 파스타가 맛있다며 나를 위로했으나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내 평생 처음으로 구글 음식 평점을 남겼다. 나의 최대한 분노를 담아 쓴 글인데 그게 느껴지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었다.
어쩌면 나는 제대로 된 여행을 하고 있었다. 여행은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며, 여행은 늘 친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이 우리 가족에겐 하나의 에피소드가 되어 웃음을 주곤 한다는 것이다. 이게 여행이라는 것을 초보 펭귄 엄마는 늦은 나이인 이제야 배워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