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g 감량 상태에서 쓰는 다이어트
사실 며칠 전 8kg 감량에 성공했다.
3개월에 8kg이면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빠진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스무살 이후로 이렇게 뺀 적이 없으니 축하하고 싶다.
Congratulations
목표는 시작했을 때보다 10kg로 소박하게 잡았는데,
기왕 이렇게 된거 몸 속에 있는 남은 지방을 다 연소하리라하는 느낌으로 살고 있다.
먼저, 그동안 다이어트 했던 이야기들을 소소하게 주고 받고, 시간과 힘이 남으면 염분과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먼저 그동안 했던 짓을 한 번 나열해보겠다.
다이어트
- 한끼는 바나나를 먹는다.
- 염분 섭취를 줄인다.
- 물을 많이 마신다.
- 술은 먹되 안주는 가려서 먹는다: 예를 들면 통닭을 먹을 때는 껍질을 벗겨내고 먹는다.
- 밥을 줄인다.
- 단백질과 채소는 정량을 섭취한다.
운동
- 아침마다 최소 30분 이상 조깅한다.
- 시간 날 때마다 공놀이 연습한다.
기왕 염분 이야기가 나왔으니 염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왜 나는 다이어트 하면서 염분을 섭취하지 않았는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이다.
잘 알다시피 염분은 칼로리가 없다. 말하자면 염분을 먹어서 살이 찐다는 말은 액면 그대로는 사실이 아니다. 배가 고픈데 소금만 먹는다면 목만 마르지 배가 부르지는 않는다. 배고픈데 소금만 먹는다면 우리는 굶어 죽든지 목말라 죽든지 둘 중 하나의 이유로 죽을 것이다.
나트륨은 몸 속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몸 속 세포에 나트륨이 들어 있으면서 세포 내 물이 적으면 목마르다는 신호를 보내서 인간이 세포에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자극한다. 나트륨이 몸 속에 많이 들어온다는 의미는 세포가 머금고 있는 물의 양이 많아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세포가 물을 머금는다, 는 것은 조금 어렵게 들리지만,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1. 몸이 붓는다(짠 안주를 많이 먹고 다음날 일어나면 눈두덩이가 부어있는 이유)
2. 체중이 더 나간다(몸의 60%는 물, 고로 세포가 물을 머금고 있으면 몸무게가 더 나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염분섭취는 체지방의 변화와 별로 관련이 없다. 염분섭취가 관여하는 바는 몸 속의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 즉 몸무게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염분섭취를 하지 않아서 몸속에서 빠져나간 수분은 염분을 조금만 섭취해도 다시 돌아온다. 즉, 소금을 안 먹어 빠진 살은 소금을 먹으면 찐다.
여기서 우리는 '다이어트'의 정의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의 정의를 만약 '몸 속 체지방양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림으로써 우리의 삶을 보다 건강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정의한다면, 염분섭취는 다이어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하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염분섭취는 그 자체로 '체지방의 감소'나 '단백질의 증가'와 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다이어트를 '몸무게를 줄이는 행위'라고 정의해본다면? 염분섭취를 줄이는 것은 이미 말한 것처럼 효과가 있다. 물론 몸속 수분을 줄여서 뺀 살은 염분을 조금만 섭취해도 다시 원상복구된다. 고로 염분섭취는 몸무게를 줄일 수는 있지만, 물을 빼내는 것에 불과하다. 즉, 사우나에 가서 땀 빼는 것과 차이가 없다.
왜 그럼 많은 사람들은 다이어트 하려면 염분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예를 들어, '보디빌더'를 생각해보자. 요즘 보디빌딩 대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호황을 맞고 있는데, 그만큼 '몸'에 대한 사람의 관심이 늘어난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보디빌딩의 핵심은 가장 건강한 몸을 뽑는 것이 아니라, 가장 이쁜 몸을 뽑는 것이다. 이쁜 몸이란 몸 속에 체지방과 근육량이 얼마나 잘 들어있느냐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난 근육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 소위 근육의 '데피니션'이라고 하는 것, 즉 얼마나 근육이 쫙쫙 찢어지게 잘 발달시켰는가 하는 점이 보디빌딩의 핵심 중 하나이다. 헬쓰장에 가면 우리의 선생님 되시는 분들은 모두 염분섭취를 줄임으로써 데피니션을 살린다. 고로 헬쓰장 보디빌더의 식당을 따라하다보면 우리는 '염분섭취'를 줄여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 하나의 웃지 못할 현실은 우리는 염분을 소금을 직접 먹으면서 섭취하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서 섭취'한다는 것이다. 즉, 염분섭취를 줄인다는 것은 '음식을 줄인다는 것'과 동의어(까지는 아니고 유의어)라고 해도 무방하다. 염분을 줄이면서 약간 놀란 것이 있는데, 우리가 사먹는 음식들 모두 간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재료들을 씻어먹어도 밑간이 있기 때문에 재료 자체가 어느 정도 간간하다. 그동안 그 많은 소금을 내가 먹었단 말이야? 하면서 놀랐다. 소금을 먹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좀 더 도움이 되었느냐, 고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싶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사우나에 간 것처럼 몸무게 자체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2. 염분을 줄이기 위해서는 음식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모든 다이어터들의 진정한 목표는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므로 사실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은 본질적 다이어트 행위라 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다이어터의 본질은 탄수화물과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없애는 것이 아니라 평소보다 줄이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너무 많이 섭취하진 말고), 그것보다 많은 운동량으로 지방을 연소하는 것이다. 염분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분섭취는 분명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었다.
고로 나는 염분섭취를 줄인 것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어떤 효과가 있다면, "과학적인 효과"가 없다고 해도 그것은 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기도도 그러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