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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자까 Mar 09. 2023

게으른 사람인데 프리랜서를 해도 될까?

회사를 다닐 때보다 더 신경쓸 게 많은게 프리랜서다. 회사에서 속한 것이 아닌 그 시간을 내가 꾸려간다는 점에서 이를 자유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란 내가 그것을 올바르게 쓸 수 있을 때라야 주어진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도 안 잡히는 아마추어에게 자유란, 또다른 숙제와도 같다. 퇴사 후 몇 달간, 아니 어쩌면 지금까지도 나는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계획을 하는 일이라든가 시간을 쪼개어 쓴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나와 거리가 먼 일이기도 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이 시간을 꾸려가고 싶은것인지 이렇게 불안하게 살 바에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게 낫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새로운 도전 가운데 놓였을 때 익숙한 습관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잘 아는 것들이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의 나보단 낫겠지, 싶은 마음인가보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듯 하다. 나 자신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예정된 업무들의 시간 분배도 고려하지 않은채 덜컥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세우기도 했다. 아침에 러닝하기라든가, 주1회로 글은 쓴다던가, 재택근무는 마감기한에 따라 하루에 쏟아야 하는 시간도 달라지는데, 그럼 친구와의 만남은 언제로 넣을까, 취미생활도 하고 싶은데 등등. 지난 2월에는 루틴 세우기 대좌절의 달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10편 남짓의 브런치 북을 완성하려고 해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글이라는 것도 마구잡이식으로 찍어내는 것도 아니고, 이상은 저만큼인데 현실은 그 속도를 당최 따라잡지를 못하니 그 사이에서 오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은 또 어쩌랴. 


2월달에는 마감이 급한 업무가 있었다. 새벽까지 업무를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그 영향으로 인해 오전시간은 잠으로 보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사무실이나 카페로 출근해 일을 하고. 여유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시간들이었고, 나를 위한 시간은 더더욱 없었다. 에세이 글 한 편 올리는 것, 운동 한 번 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으면서 대차게 준비한 일일 계획도 지키지 못하니 스스로에 대한 짜증은 타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괜히 예민해지고 나에게 요구되는 일들, 그 너머의 요구하는 사람까지 미워지기 시작했다. 청소기 돌리기나 빨래 널기 등의 집안일도 미뤄지고 쌓아놓았던 일상이 무너진 것 같은 기분에 마음에 영 좋지 않았다. 


그때는 나의 계획미스를 인정하고, 시간분배를 다시 하고 그 루틴에 맞도록 나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2월달은 마감을 마치는 것을 우선으로 두고 그 외 일들은 못했다, 가 아니라 시기를 잠시 조정하기로 했다. 재택근무라 할지라도 업무량이 적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주1회로 글쓰기 습관이나,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에 있어서 시간이 역시 걸린다는 것을 인정하고 조급해 하지 않는 마음을 먼저 먹기로 한다. 혼자 하는 것이 어려우면 주변에 같이 할 사람을 물색해도 좋고 목표한 기상 시간에 도달하기 위해 어제보다 5분 더 일찍 일어났더라도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다음엔 더 힘내볼 수 있도록 격려한다. 


나에게는 아침에 일어나 30-1시간 동안 핸드폰을 하는 습관이 있고, 중요한 일보다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하려는 조급함이 있다. 나는 부스터가 필요한게 아니라 일을 끌어나가는 힘이 필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해야만 하는 일들도 있다. 일찍 기상해야 하는 이유도, 해야만 하는 일들을 먼저 마무리 지어야 그 이후로 시간을 나에게 중요한 일들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와 같은 일이 그러한데, 글은 계속 써야 흐름이며 짜임이며, 등이 습관이 된다. 급한 일들만 처리하려니 하루가 급하게만 흘러가버리고 만다. 


지금은 재택근무에 대한 글을 적어보려고 하는데, 이 글은 어쩌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인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담은 것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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