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좋아

by 길잃은 바다거북

겨울이 좋아.
소란스럽고 시끄러운 여름보다
고요하고 차분한 겨울이 더 좋아.

이불속에 폭삭 감싸여 누워 있을 때야
비로소 휴식이란 걸 느껴.
시끄럽고 짜증 나던 소리도
눈이 내리면 고요해질 거야.
저 눈은 모든 걸 덮어줄 거야.
그게 아픔이든, 기쁨이든, 사람이든.

겨울에 들리는 소리는
내 속을 천천히 잠재운다.

날이 추워 먹은 따스한 음식도,
한입 가득 퍼지던 그 온기도
차가운 계절엔 더 깊게 스며든다.

눈이 내리고 난 뒤,
조금 녹아 거무튀튀해진 아스팔트길.
뽀드득보다 척척, 찹찹
그 소리를 밟으며 걷는 길이
왠지 더 익숙해서 좋다

밤이 더 좋은 내게는
겨울이야말로
가장 완연한 계절이다.

겨울을 기다리느라
한 해를 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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