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재 Mar 08. 2020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1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어요 

여리고 순한 표정으로

유혹을 체화(體化)하며

마음을 점령하는


2

낮술과 마리화나와 창작은 일종의 동의어랍니다

미치고 싶으나 미치지 않고 그래서 더욱 미치기를 간절히 바라는**

낮술을 마시고 미치면 구토를 해요

꽃 위에 뿌려진 토사물을 창작이라고 하자구요

감상은 물론 마리화나를 피우고

여기서 파티가 시작되요

GD처럼 목을 꺾어 쉰 소리로 노래해요

연기처럼 거친 소리로 말이죠

노래로 꽃을 거세하자구요

파티는 멈출 수 없어요

꿀벌의 날개가 꺾일 때까지

거세된 꽃들이 고개를 떨굴 때까지


사랑은 꽃 중의 꽃이라는군요

우리 이제 사랑하지 말아요


*빅뱅의 노래 제목

**손홍규의 단편소설 “배회”에서 모티프 인용


매거진의 이전글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