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
누군가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은 나를 위한 걸 조금씩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내 마음을 갉아먹고 있다는 걸 알았다.
서서히 지쳐가는 걸 알면서 밖으로 나가면 난 또 내 마음을 챙기지 못했다.
누군가와 웃고 웃으면 즐거웠는데 집만 오면 정작 마음은 배부르지 않고 항상 허전했다.
날 챙긴다는 게, 나를 우선적으로 사랑해야 하는 걸 알면서 밖으로 나가면 또 마음기증을 했다.
재생이 느린 마음은 치유가 되지 못하고 영상 안에서 나오는 사랑한다는 대사를 듣는 것만으로도 오열을 했다.
목 놓아 눈물 흘리는 게 부정적인 감정 때문이 아닌 내 마음에게 희생만 강요한 미안함이 슬펐다.
밖에서는 누구보다 쿨하고 싶고 위트 있고 싶고 성격 좋은 사람이고 싶었는데..
집 안에 들어와 앉아있는 움츠린 나 자신도 못 챙기는 사람이었다.
정작 즐거움과 행복이 우선적으로 필요했던, 받아야 했던 사람은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