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눈

뒤에 숨어

by 여섯시반

요즘 난 대화를 할 때 사람들의 눈을 바라보지 못한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는지 까먹었다.


얘기를 할 때 눈을 바라보면서 얘기해야 된다는 거 알고 있는데


그렇게 해야 되는데


눈동자를 바라보지 못하고 그 근처 어딘가를 쳐다본다.


예전 눈을 바라볼 때


상대의 눈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읽게 되더라


그게 나의 마음까지 따듯하게 해 줄 때가 있었고 반대로 슬프고 우울하게 할 때도 많았다.


그저 눈동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 대화들이 어느 순간부터 지쳐서 눈을 보지 않게 되더라.


마음을 쓰는 대화는 내 마음이 온전해야 되는데 어느 날부터 자신을 챙기는 것도 벅차더라.


그 뒤로 난 진심된 대화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상대방이 나를 바라보며 말을 걸 때 난 다른 곳을 보며 말하는 게 익숙해졌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습관처럼 어느 때부터 그렇게 됐다.


내 약한 마음을 들킬까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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