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는 남녀가 아무 데서나 애정 표현을 해도 괜찮으며 그런 행위가 무조건 다 허락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외국에서 오래 머물다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의 젊은이들이 서구의 젊은이보다 훨씬 대담하게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노골적인 언어와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행동에 놀란다고 한다.
며 칠전, 잠실에 볼 일이 있어 지하철을 이용했다.
2호선 순환선이 그렇듯이 발랄하며 통통 튀는 젊은이들이 많이 타고 내린다. 역 이름만 들어도 싱싱함이 물씬 풍긴다. 교대, 강남, 신촌, 이대, 홍대입구, 건대입구, 그리고 신천역과 삼성역 등등.
그런데 그날, 눈길을 주지 않으려 해도 자꾸 시선이 가는 곳이 있었다. 젊은 남녀가 빈틈없이 밀착되어 어쩌지 못하는 욕망이 어떤 식으로 맺음을 할지 위태위태하였다.
거기에 더하여 남자의 끈적이며 질척이는 행동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당돌한 여자의 표정과 눈빛은 마치 그 행동을 본 사람이 더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았다.
젊음은 그 자체로 보기에 좋다. 그렇다고 장소 불문하고 애정표현을 해대는 그들의 사랑이 신실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다. 요즘 애들이 다 그러려니, 넘겨보기엔 지나침이 심하다. 그들의 뜨거움이 변질되지 않으면 좋으련만 아무데서나 보여주는 그런 행실은 서로에게 언제 어디서든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일회용 물건처럼 보였다.
반면 반듯하고 단정한 인상의 연인들이 전철 안에서나 공공의 장소에서 함부로 행동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없다. 그들의 살포시 잡은 손에서, 애틋한 시선에서 충분히 예쁜 사랑이 전해져 온다.
아무리 바보 같은 젊은이라도 쾌락을 향해 온도를 높여 달릴 수 있다. 사랑의 표현을 무조건 참으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 행위는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해치울 게 아니라 사람들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깔끔하게 끝내면 좋을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