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 칠 전엔 책장에서 장 그리니에의 < 섬>을 다시 꺼내 읽었다.
'고양이 물루'에 대하여 자세히 묘사한 부분에서 맞아, 그때 읽었을 때도 이런 감정이었어.
어쩜 고양이의 생리나 특성을 이렇게나 잘 묘사했을까.
그 부분을 발췌해 본다.
"...... 고양이는 아침나절 줄곧 내 곁에 남아 있었다. 내가 종이를 뭉쳐서 던지면 이놈은
그걸 잡아서 먼 데로 다시 던졌다. 얼마나 재미있는 시합이었던가.
나는 그가 침대 밑으로 깊숙이 기어 들어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서 가만히 엎드려 있다가
또다시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물루는 지가 그렇게도 재미있게 열심히 하던 일이
무엇이었는지를 그만 깜박 잊어버리고는 내가 책을 읽고 있는 책상으로 뛰어오르는 것이었다.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내가 넘기려는 책장을 가로막고 장난을 걸었다. 또 어떤 때에는 책 위에
드러눕겠다고 떼를 썼다. (... 중략...)
아침마다 내가 즐겼던 독서에는 나를 이렇게 동반해 준 그 고양이의 체취가 깃들었다.
다만 그는 이처럼 내가 읽고 있는 책의 내용을 명상하는 듯한 모습으로 엎드려 있다.
어렸을 적에 짐승들과 가까이 지내며 자란 사람에게 커서 또다시 그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기쁨이다. 장 그르니에 <섬> - p53~
......................
우리 집 '이뿐이' 도 그렇다.
내가 이른 아침, 책을 보는 중에, 꼭 한 번씩 이렇듯 올라와 앉았다. 펼쳐진 곳에 앉아서 심술인지
관심을 보이라며 몸으로 표현한다. 내가 읽고 베껴야 할 부분에 앉거나 기어이 엎드려 졸기도 한다.
더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래도 어쩌랴 귀여운 것을. 이십여분을 그렇게 심술 아닌 심술을 부리다가 훌쩍 내려간다. 그리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큰방으로 유유히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