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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커피를 들이키며
by
이영희
Dec 8. 2020
젊음도 빨랐지만
늙음 또한 바쁘다
아이 때는
이것과 저것의
차이를 제대로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세상 이치를
좀 알게 되면서 차이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해지거나 주장을 펴곤 했었지
젊은 날
그때는 나 자신을 두드러지게 하고픈
욕망으로 원인과 이유를 밝히는데
집착했었지 어느 날은 너무 많은 말을 해서
돌아와 고독했었고, 또 말을 하지 못해 외로웠어
그러다
그러려니,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지,라고
오해와 편견에서 편안함으로 제법
어른스럽게 포즈를 취하곤 해
언제
내게 젊음이 머물렀던가
소나기 보단 보슬비를 좋아하고 붉고
진한 꽃보단 자잘한 들꽃을 좋아했던
젊음이 서둘러
저만치 가버렸네
지금,
이 시간도 바쁘게 가버릴 테지
내 삶이 십 년 , 이십 년 뒤에도 계속된다면
돌아본 나의 무대가 초라하지 않도록 해야겠는데
세월이 빠르고 바쁜 것만 입에 달지 말고
잠시
식은 커피를 들이키며 창밖을 바라
보니
아직 시 푸른 가을 하늘이 머물고 있네
12월인데, 어제는 절기상 大雪이었는데
눈이라도 좀 내렸다면
밑도 끝도 없는 이 글이
좀 밝은 쪽으로 쓰였을까.......
오일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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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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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림을 즐깁니다. 수필집 <자궁아, 미안해> 2022년 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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