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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Jan 06. 2021

되 오면 그 자리에

서졌습니다.


작년 이맘 때는 방역 마스크도 없었고  

2단계니 2.5의 쪽집게 핀셋이니 듣도

보도 못했던 규제의 어지러움도 없었다. 이렇듯

보이지 않는 쇠고랑을 차고 살게 될 줄이야.

 

2020. 1월,  

동호회 열 댓명이 점심 식사 후 단골

카페에서  삼삼오오 짝을 이뤄 담소를

나누었지. 언제 찍었는지 찰나를 눌어

작은 목소리로 내 핸폰번호를 묻더니

바로 전송해 온 사진. 

순간의 모습은 남아있으나,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는 저장되지 못했네.

 

물감 묻힌 붓을 들어 기억을 더듬어 보네.

누구였더라 내 앞에 앉았던 사람이.

그래, 모임에 들어온지  얼마 안된 분.

가만가만 사람들의 말에 귀를 귀울이던.

언어 정보학을 전공했다는 오십 중반의 여인.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던 학문이었지.

궁굼증이 일어 몇가지 질문울 했었고

답을 들었지만  허공 속에 사라진 언어들.

남은 건 전송해 온 사진 한 장 뿐.

더 이상의 정보룰 이제는 얻을 수가 없네.

.

.


지금, 가곡 그집앞을 볼륨을 낮춰

들으며 그 시간을 서성입니다.

나는 그런대로 잘 견며 버텨내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오갱끼데스까~~~~''



색연필&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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