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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Jan 08. 2021

누웠다가 앉았다가

사람들은

글을 읽고 작가를 평하고

글을 보고 작가를 사랑하고

을 읽고 작가를 상상하며

글을 보고 작가를 흠모하네

.

.

맹자는 .."그 사람의 시를 외우고, 글을

읽고 나서도 그 사람을  알지 못하겠는가"

라고 말했다.

.

.

새해 여드레 날이 밝고 있다.

냉동고가 되어버린 도시.

골목의  번들거리는 빙판이 무섭고,

엄두가 나지 않아

어제는 누웠다가 앉았다가

옛글을 보다가, 넷플릭스 영화를 고르고,

누룽지 끓여 깍두기에  몇 술 뜨고,

 밖 살얼음 판을 한참 째려보다가

변덕스럽고 정의될 수도 없고,

구체적인것 같으면서도 통일성 없이

두리뭉실 비벼진 내 안의 감정들

초라해지고,  초코파이 하나 꺼내먹고,

귤도 두 알 까먹고는 커피 한 잔 뜨겁게

다시 맹자를 보다가, 시경을 펴들어 곰곰히

음미하다 보니, 역시 그 속을 관통하는 것은

간사함이 없다는 것.

.

.

아!

나는 어제 종일

내 안의 간사함과 눈싸움을 했네.

오늘은 더 춥다는데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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