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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Jan 09. 2021

오늘, 201번째

어제로 이백개의 글이 올려졌다.

언제가 100이었나. 돌아보니 '호들갑...'이란 제목으로

장식한 글이 보인다.

숫자가 이만큼 불어나도 글맛이나 올려지는

패턴이 딱히 변한 것이 없다.

삼백, 사백, ..천이 넘는다해도 타고난

성격이 변하기 어렵듯, 내가 나를 담아내는

그릇이 넓어지거나 큰 그릇으로 바꿔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 때의 글을 다시 올려도 지금의 기분과

달라진 것은 없기에

그림만  바꾸어 본다.




호들갑스럽긴



by잠자는 물고기Aug 11. 2019


오늘로 개의 글이 올라간다. 이미 천이라는 어마 무시한 숫자의 글을 올리고 구독자 수도 천을 넘기는 작가들이 보면 겨  채우면서 호들갑이냐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테지.


나는 이 숫자무엇을 어떻게 의미 부여하고 싶은 것일까. 오늘을 위해 마련한 이야기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없다.


브런치를 하며  시간을  잘 보냈다.

무엇을 쓸까 고민하는 일이 설레기도 했다.

그림도 틈틈이 그려 올리기도 했다.

입춘에 시작한 이곳이 지를 보냈고, 초복과 중복 입추 낮의 길이가 서서히 짧아 간다.  리고 오늘 말복을 맞는다.


그러고 보니 새천년이 시작된지도 19년이 흘렀다. 이제 4개월 20일이 지나면 2천에 더하여 20년이 된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그 속담  내 것이 아닌 양,  저만치 치워 놓았건만 이제는 흘려 들어서는 결코 안 되는  속담으로 틈없이 조여 온다.


숫자는 많아지는데 숫자만큼 다부지게 이뤄 낸 것이 없다. 나이는 노력하지 않아도 누구나 먹는다. 그러니 글마저 늙어서는 아니되는 걸....


그래서, 백번 째 글을  이깟 신세타령으로 찌질하게  마감하려는가? 새천년을 열아홉 번.  남들도  다 새기며  넘긴 것을  자 처절하게  안타깝게 넘긴 양 끄적이고는  마침표를 찍고, 발행을 클릭해서 뻔뻔스레  올리겠다고?


이곳을 찾아주는 귀한 손님들에게 백일 떡은 돌리지 못할망정 빈손으로 눈을 하얗게 흘기며 돌아서게 서는 안되는데....


그렇다면 어제부터  내내 읽은 책 속의 몇 구절을 적어 기로 한다.

이곳은  사실 나보다 몇 배의  읽기와 쓰기를 하는 작가가 넘치는 곳인데....


그래도.... 그래도  쓴다.

..........



홍석주는 '학강산필'에 이렇게 적었다.


" 군자가 본래 남이 나를 알아주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지가 없는데도 남이 알아주는 것은 싫어한다. 실제보다 넘치는 이름은 해침이 창보다 날카롭다. 실지가 없으면서 남알아주느니. 차라리 실지가 있으면서 남이 알아주지 않는 것이 낫다. 사람들은 세상에 알려지기를 구하느라 정신이 없다. 알아줌을 얻지 못해 근심하고 미워하며 성내는 자는 반드시 실지가 부족한 사람이다."




한유는 '지명잠'에서 이렇게 말했다.


" 내면이 부족한 사람은 남이 알아주는 것을 조급해한다.  넉넉하게 남음이 있으면 그 소문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파스텔&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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