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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Jan 16. 2021

맨밥같아


토요일이 월요일 같고

월요일은 수요일 같고

날짜 개념이 어리버리


놀아도 끼니는 꼬박꼬박

두 끼만 먹어도 충분한데

허술한 건 뱃속이 아니라

정신이, 가슴이 허한거야


오늘 아침 남편은 밥에다

황태국에 조기 새끼 굽고

나는 떡국 떡으로 떡볶이

매콤 달짝 칼칼 이 맛이야


맹물같고 맨밥같은 세월

비빔냉면에 매운 카레에

입 안이라도 알싸하게

하게 대를 속


제는 마트에 가서  마른

오징어를 샀네  잘근잘근

시간을 구워내기 안성맞춤

요즘같은 삭막한 세상에서

브런치가 없었다면 어디서

무엇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

참 잘 한 일, 그중에 하나야


커피  한 잔 더 내려야겠다

이젤 앞으로 가서 어제부터

다 못한 스케치를 꼼꼼하게


토요일인데 월요일 같...


아크릴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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