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 월요일 같고
월요일은 수요일 같고
날짜 개념이 어리버리
놀아도 끼니는 꼬박꼬박
두 끼만 먹어도 충분한데
허술한 건 뱃속이 아니라
정신이, 가슴이 허한거야
오늘 아침 남편은 밥에다
황태국에 조기 새끼 굽고
나는 떡국 떡으로 떡볶이
매콤 달짝 칼칼 이 맛이야
맹물같고 맨밥같은 세월
비빔냉면에 매운 카레에
입 안만이라도 알싸하게
화끈하게 시대를 속이네
어제는 마트에 가서 마른
오징어를 샀네 잘근잘근
시간을 구워내기 안성맞춤
요즘같은 삭막한 세상에서
브런치가 없었다면 어디서
무엇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
참 잘 한 일, 그중에 하나야
커피 한 잔 더 내려야겠다
이젤 앞으로 가서 어제부터
다 못한 스케치를 꼼꼼하게
토요일인데 월요일 같아...
아크릴물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