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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많지만 무던하게
잘 마른 공기
by
이영희
May 25. 2021
장마 같은 비와 황사로 시야는 아득하고
달큼한 꽃향이 바람결에 코끝을 스치는
그런 계절이건만 하루 건너 쏟아지는 비
어제, 그제도, 생각의 꼬리만 길어졌다
책도 안 잡히니 텁텁한 날씨 탓을 하면서
가라앉는 기분을 이곳에서 오늘 내 안에서
일어서고 스러지는 단상들을 엮어본다
적당 하다와 중도라는 말 뜻에 합당하려고
무던히도 세월을 깎아냈으나 그렇듯이
나의 욕심은 생각의 꼬리만큼 길어지곤 했지
적당한 결핍이란 어디까지를 말하는 걸까
돈이 너무 많으면 돈에 치여 구속되고 그것이
너무 없어도 살고자 할 의미가 힘을 잃는다
큰돈이 손에 쥐어지면 결핍에서는 잘 보이던
인간적인 그림자가 보이지 않게 된다 반대로
큰 빚을 지게 되면 내면에서 차오르면 빛이
사라지고 만다 이 애매한 삶의 아이러니들
많든 적든 일용할 양식과 내게 유한된 시간
비 그치고 나면 햇빛에 잘 마른 공기 같은
기분을 유지하려 애쓴다 나 자신에게 상냥하게
그제 저녁 남편은 폰카메라로 나를 찍었다
늘 보는 일상일 텐데 그날따라 마누라에게서
어떤 기분을 받았을까 편안함과 안정감인가
그 순간이 남편에겐 아주 잘 마른 공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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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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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림을 즐깁니다. 수필집 <자궁아, 미안해> 2022년 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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