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내가 쓴 글을 읽은 분들은
유명한 인용구를 알아보고
이 말은 어느 작가의 글에서 읽었더라, 하며 기억의 창고에서 거기였네, 혹은
맞아, 그 책이었어하며
딱 집어내겠지. 또는 뭐
대충 그렇고 그렇네 하며,
이맛도 저 맛도 아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휘리릭 넘기기도 했을 것이다.
나 또한 유명 작가들의 소설이나 에세이에서
어느 페이지에서 읽기를 멈추고, 이 문체는 그 작가를 패러디했구나를 정확하게 알아보기도 하고, 또 어느 대목은 인용구가 틀림없는데 출처를
기억 못 하곤 한다.
인용은 누구라도 한다.
옛날의 맹자, 공자, 소크라테스,
니체, 베이컨, 쇼펜하우어, 톨스토이 등등.
세상의 모든 작가들이 자신의 생각을
더 상세하게 알기 쉽게 독자들에게
설명하려 이런저런 예문을 가져온다.
나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 그리고
여러 작품 속의 목소리가 합쳐지고
해체되어 나만의 메시지를 던지는 작업,
책 안의 모든 단어들이 작가들의 최초의 창작물이 아니듯,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기술이다.
미심쩍은 것들을 확실하게 알아보려 보석 같은 문장과 문장 사이를 여행하고, 사전을 뒤적이는 일이 고단하며 눈은 침침하지만, 이 또한 괜찮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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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물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