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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Feb 22. 2024

미안하다



밤이고 낮이고
귀와 눈으로 빗소리는
들리고 보여도, 눈 오는 기척은
우리의 두 눈으로 확인해야만
보일 뿐

밤새 쌓이고 쌓인 올 겨울 가장  
두터운 하얀 봉분들

베란다 밖 창틀에 너무 일찍
내놓은 화분들이 밤새 주인을 얼마나 원망하며 부르르 떨었을까

눈이 저렇게나 왔구나, 가 아닌
벌벌 떨었을 화분에게 미안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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