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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훈, 허송세월
by
이영희
Jul 5. 2024
그는 이제 오래되어 여기저기
삐걱대는 자신의 몸에 대해 썼다.
하지만 이쪽에서 저쪽을 세세하게 관찰하는
아직 생생한 그의 눈빛.
집요하게 본 것들의 본질을 끄집어내는
김훈이 눌러쓰는 연필의 힘.
독자인 나는 책 안의 그를 관찰하는 재미.
칼의 노래, 남한산성, 그리고 더 많은
소설과 산문 집 속의 독특한 문체.
역시 변함이 없다.
늘어지거나 칭칭 남아도는 감정
의
절제미.
솜씨 좋은 한정식 주방장의 정갈한 밑반찬.
그 맛과 글맛이 같아서 행간에 보탤 것도
더 깊이 사유할 것 없이 한 종지, 한 문장 안에서
전개되고 마무리된다. 깔끔하다.
1948년 생.
팔순을 바라보는 작가.
헛되고 헛되다고 그는 쓰고 있지만
치열하게 살아 본 자만이 할 수 있는 언어들.
이제
허송세월만 남았다는 김 훈.
그래도 세월을 낚아 이렇듯 산문집을 엮어,
나 같은 게으른 자를 일으켜 페이지를 넘기게
해 준다.
곰국 같은 활자들에 공감하며
새벽 폭우와 세찬 바람을
잊게 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
.
.
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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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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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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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림을 즐깁니다. 수필집 <자궁아, 미안해> 2022년 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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