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속박되거나
악착스럽기만 한 옹졸한
무리들이 도달하는 곳,
그곳엔 사귈만한 친구가 없네
그저 종이와 물감에
마음을 쏟아 색을 입히고
노트북 열어 한 글자 한 글자
짝을 맞추는 연습
시끄러운 마음을 달래는데
이만한 친구가 어디 있을까
나 또한 단정하거나
썩 고결하지 못하니
어진 친구 만나기 쉽지 않네
종이와 물감, 몇 단어를 조합해
가만가만 새벽을 맞이하네
잘 그려서 그리는 게 아니고
문장이 남다르고 뛰어나서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생은 죽는 날까지
하루하루가 연습이며 복습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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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물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