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지혜

by sleepingwisdom

몸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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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기억한다
상처 난 자리마다
어떻게 아물어야 하는지를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다


강물처럼 흘러가고
잎사귀처럼 내려놓고
뿌리처럼 다시 뻗고
숨결처럼 되돌아온다



어느 새벽엔
깊은 잠 속에서 스스로를 꿰매고
또 어느 밤엔
눈물 사이로 고요히 씻겨나간다



나는 오래도록 몰랐다
그 모든 아픔이
몸의 언어였다는 걸

가만히 두기만 해도
안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걸




상처가 먼저 길을 알고
마음은 그저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는 걸




나는 자꾸
붙잡고, 서두르고, 흔들었지만
몸은 늘
말없이 돌봐주었고
그 돌봄을
나의 조급함이 자꾸 흩뜨려 놓았다




이제는 안다
몸은 부서지는 존재가 아니라
다시 피어나는 생명이라는 걸




몸은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살려낸다
내가 한 걸음 물러설 때
그것이 가장 깊은 사랑이었다는 걸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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