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안의 빛

투명함에 대해 생각하며

by sleepingwisdom

나는 투명하다.

겉은 마치 없는 것처럼,

손에 잡히지 않고,

바람에 흩날리는 안개처럼 가볍다.


그러나 그 가벼움 속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내 몸과 마음의 경계는 흐려지고,

나는 더 이상 ‘나’만이 아니다.



더위는 나를 지나가고,

그 흔적은 나를 조금씩 깎아내지만,

그 깎임 속에서 나는 더 넓어진다.




투명한 유리처럼,

빛을 받아 투과시키고,

그 속에서 세상의 모든 색과 그림자가 춤춘다.



나는 그저 존재한다.

기다림도, 바람도, 아픔도 아닌,

그 모든 것의 여운으로서.

투명함은 고독하지 않다.



그 안에 담긴 무수한 감각들이

나를 감싸고,

나와 세상을 이어준다.



더위도, 몸의 무거움도,

마음의 무거움도,

투명한 벽을 통과해 스며든다.




그것들을 흡수하며

나는 점점 더 커지고,

깊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투명함은 빛이 되어

세상을 비춘다.



나는 투명하지만,

비어 있지 않다.

나는 모든 것의 통로이며,

그 모든 것을 품는 그릇이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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