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스트레스

by 쑝쑝
20220813_173913.jpg 인생사 이렇게 시원한 맥주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대부분의 기혼자들이라면 공감할만한 명절 스트레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집에서는 아직도 명절 스트레스가 존재한다.

나도 그랬다.

지금은 해외에 있어서 언제가 명절인지도 가물가물

때에 맞춰서 용돈만 전달드리고 전화드리는 정도라 스트레스일 게 없지만

한국에 있을 때는 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나는 결혼 전에 집이 서울이고 우리 집이 큰집이어서 명절 이동이 없었다.

귀경길, 귀성길 정체는 티브이를 통해서나 보는 나와는 먼 이야기였을 뿐.

그런데 아뿔싸, 내가 대구남자랑 결혼을 해버렸다.

그게 그렇게 큰 의미일지 몰랐다.

극 보수적인 성향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남자는 보수적인 편이고

시댁은 너무나도 멀었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4시간~4시간 반이면 간다고 하지만

그건 서울톨게이트 기준일 뿐이고 거기서도 한첨 먼 곳에서 살던 나는

차가 막히면 8시간은 그냥 우습게 걸리곤 했다.

차 없이 움직이는 것을 힘들어하는 남편은 그렇게 차가 막힘에도 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

거기다 본가에 내려가고 나면

그동안 못 봤던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밤낮으로 나가기 일쑤였고

나는 어색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의 시댁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져있었다.

딱히 일을 시키시는 것도 아니고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왜 이곳에 와서 혼자 남아있어야 하는지 많이 억울했다.

그러나 남편은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다른 지인들도 다 와이프를 놔두고 외출을 하고

일 년에 두어 번 있는 일인데 왜 그것조차 이해를 못 해준냐는 것이었다.

그렇게 2박 3일 동안 나는 답답하고 갑갑하고 열 통이 터지는데

그 와중에 시어머니는

"주변 사람들은 애들이 명절 앞뒤로 휴가를 하루씩 더 내서

길게~ 왔다가 간다는데 너희는 왜 이렇게 짧게 있니?"라고 하셨다.

제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답변하고 말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러한 사유들로 명절을 앞두면 언제 내려가는지, 언제 올라오는지,

남편 혼자 얼마나 외출을 할 건지를 가지고 신경전과 다툼이 계속됐다.


지금은 떨어져 있고 그런 상황에 처해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내가 조금 더 참아줄 수도 있었겠구나 싶기는 하다.

하지만 이게 한쪽만 참는다고 되는 문제일까?

얼마 전 남편과 같이 밥을 먹다가 한국에서 명절 때 나를 혼자 두고 나가버려서

나는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사람도 나이를 먹은 건지 철이 든 건지

처음으로 응 그랬겠네..라는 대답을 했다.

공감을 받았다는 생각에 그동안 있었던 감정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하나 분명한 건 시댁에 가 있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믿고 결혼했던 배우자로 인해서 다른 집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고

그 배우자가 나를 배려하고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집에서 문제가 되는 설거지 문제도 그렇다.

내가 손님으로 대접받아야 하니 설거지는 시어머니가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배우자, 혹은 그 집의 형제자매도 같이 도와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거지할 사람=며느리, 과일 깎을 사람=며느리

이렇게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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