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많고 순수한게 왜 요즘 세상엔 미덕이 되지 않을까

잃어버린 순수함이라는 가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때이다.

by 이유미

이웃집과 자주 왕래하고, 빼빼로 한통과 카드 한장씩 건넸던 때. 서로의 안부와 근황을 궁금해하고 연락하고, 만나면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다 내 일처럼 공감되고 서로 마음과 감정을 나누었던 그때가 그립다.

전원일기라는 아주 오래전 드라마가 나에겐 큰 위로가 되는 이유는 바로 앞서 나열했던 요소들을 상황 안에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현대사회는 그 풍경을 찾기가 힘들어서 더욱 그리운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누군가와 대면해서 이야기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을 귀찮아하고, 비대면을 선호하게 되면서 사람간의 심리적 거리도 최소한으로 두려고 하는 경향이 짙어진것 같다.


누군가에게 좋은 마음으로 다가가서 말을 걸고, 호의를 베풀고, 힘든 일이 있으면 잘 들어주고,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 해주고 하는 것들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당연하지 않은 일, 합리적이거나 수긍이 되지 않는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물론, 그 중에는 이러한 '정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긴 하지만 말이다.


오히려 지금은 누군가에게 선의를 베풀면 "저 사람이 왜 나에게 잘해주려고 하지?"를 미리 생각하고 그 상대의 마음을 자기 식대로 재단하고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된다. 물론, 이렇게 된 배경에는 사람의 속내는 복잡해서 알 수 없다는 생각과 개인주의가 깔려있는 것이긴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그저 사람간에 당연히 오고가야 하는 것들에 뭔지 모를 의심과 오해, 갈등의 싹이 자라게 하는 원인으로 변질되어 가는것 같아서일까.


서로 정을 나누는 순수한 마음, 인간적이고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사람들 속에 있는 환경, 풍경들이 빚어내는 것들은 이제는 미덕이 아니라 피해야 할 어떤 것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해가고 있는것 같다. 사람도 착하고 순하기만 한 사람보다는 뭔가 세상의 때도 타고 좀 놀아본것(?)같기도 하고, 자기의 실속을 챙기는 사람이 더 스스로에겐 세상을 살아나가기 편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참 아이러니한 풍경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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