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ing With Children Check
호주의 다른 학교에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제가 다니는 학교에는 Classroom Helper를 지원받는다. 학교에 다양한 행사에 학부모가 지원을 해서 도움을 주는 것인데, 외부로 체험학습을 나갈 때 학생 인솔이나 안전을 위해 봉사를 할 수도 있고, 기초학력 지도를 위해서 학부모가 교실에서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들었다.
한국에서는 내가 일을 하다 보니 학부모로서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이는 제제가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했었다. 이제 내가 휴직을 하고 호주에 왔으니 이런 자원봉사는 나에게도, 또 제제에게도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Helper로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Working with Children Check이라는 일종의 증빙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실시하는 Classroom Helper Training Session도 이수해야 한다.
우선, Working with Children Check (WWCC)는 호주에서 아동과 함께 일하거나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의 범죄 기록을 검사하는 절차로, 이는 아동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Victoria주에서는 이 WWCC를 한 번 발급을 받으면 5년간 유효하다. (주마다 유효기간은 다르다.)
온라인(https://service.vic.gov.au/services/working-with-children)으로 나의 신분을 증빙하는 서류(여권, 호주 운전면허증)를 제출하면 편리하게 발급이 가능하다. Volunteer로서 발급을 하는 경우에는 무료로 발급이 가능하고, 그 외의 아동과 관련된 직업을 얻기 위해 발급받는 경우에는 131.60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신청하면 하루정도 후에 바로 온라인 앱으로 나의 Digital card를 확인할 수 있고, 4주 정도 안에 실물카드도 배송된다는 메일을 받았다. 실물카드는 신청한 지 3주가량 되었을 때 우편함에서 배송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다음에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Training Session에 참여하면 된다. 학교 공지사항을 살펴보니 Term1에는 3월 20일 목요일에, Term2에는 5월 16일 금요일에 해당 Session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3월 17일과 21일에 제제의 학년인 Year2 학생들의 Excursion(우리로 따지면 소풍을 의미한다.)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3월 마지막주인 Week9에는 5일 동안 인근 수영 센터에서 진행하는 수영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 모든 행사에 학부모들의 자원봉사를 지원받았는데, 제제의 학교 생활도 궁금하고 선생님과 다른 학부모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기회여서 가능한 날짜에 지원을 할 계획이었다.
3월 17일 월요일에 다른 일정이 없어서 그날 있을 Community Walk 활동에 참여해 보기로 했다. 학교를 나와 동네 주변을 돌아보는 활동이라고 한다. 선생님이 인솔해서 가면 중간에 학부모들이 함께 따라다니며 아이들을 챙기면 된다고 하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듯싶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께 그다음 주에 있을 수영 주간에는 화요일과 목요일에 Helper로 도움을 주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선생님께 구두로 말씀드리고 난 후에는 학교 Office에 발급받은 Working With Children Check 카드를 제출하니 Office에서는 나의 카드 사본을 만들어 보관했다.
학교에 내가 학부모로서 도움을 줄 수 있고, 제제의 학교 생활도 살펴볼 수 있다니 설렌다. 작년에 제제가 입학한 초등학교에서 진행했던 학부모 아침 책 읽어주기 활동에 왜 엄마는 오지 않냐고 투정 부리던 제제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제제에게 못해주었던 일을 해줄 수 있어 마음의 짐을 덜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