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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m2도 즐겁게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 텀 2

by 라라미미

텀 2에도 많은 행사가 있었다.


어머니의 날 Mother's Day

5월 둘째 주 일요일인 5월 11일은 어머니의 날(Mother's Day)이다. 이곳 호주는 우리처럼 어버이날이 아니라 어머니의 날, 아버지의 날로 따로 나누어 기념한다. 어머니의 날을 기념해서 엄마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아이가 직접 골라 사볼 수 있게 학교 안에 작은 마켓이 운영된다고 한다. 직접 가보지 않아 어떤 물건들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등교할 때 10달러를 손에 쥐고 간 딸아이는 나에게 줄 선물로 예쁜 볼펜, 수첩 등을 쇼핑백에 담아왔다.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도 들어보니 머그컵, 액세서리 등 엄마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들이 있었던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었다.


크로스컨트리 행사

5월 16일 금요일에는 Prep부터 Year2까지 3개 학년이 함께하는 크로스컨트리 행사가 있었다. 각기 다른 4가지 코스를 그룹별로 번갈아가면서 체험해 보는데, 우리의 체육대회와 비슷한 느낌의 행사였다.

학교에는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이렇게 4개의 색깔을 가진 House Sports 팀이 있고, 이 행사 당일 자신이 속한 팀 T-shirts을 입고 오라고 되어있었다. 제제가 속한 팀은 노란색이라 속에다 하우스 팀 티셔츠를 입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라 그 위에 학교 교복 긴팔티를 겹쳐 입었다. 학부모들은 자유롭게 학교에 방문하여 자녀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공지가 있어서 시간 맞춰 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스포츠경기답게 아이들의 동기부여를 위해서 각 코스에서 가장 점수를 많이 낸 순서대로 팀 순위를 정한다고 하자, 모든 학생들이 열을 올리며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번째 코스는 커다란 원을 만들어 손을 잡고 훌라후프를 통과시켜 보내는 활동이었는데, 시작지점에서 끝지점까지 통과할 때 걸리는 시간을 재는 것 같았다. 그 옆에는 커다란 패러슈트(Parashute)를 둘러 잡고 작은 콩주머니 같은 물건들을 함께 박자를 맞춰 튕겨 올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 물건들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게 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세 번째 코스는 장애물 달리기로 50m 정도 되는 짧은 거리를 여러 가지 장애물을 통과해서 돌아오고 이어 달려 가장 빨리 코스를 완주하는 팀이 이기는 활동이었다. 마지막 코스는 이런 류의 스포츠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이어달리기 었는데, 운동장의 긴 원형 트랙을 4팀 중 한 명씩 조를 이루어 이어 달리는 활동이었다.

아이가 참여한 행사는 Prep부터 2학년까지 함께한 행사라 최소한 이어달리기 조에는 같은 학년끼리 묶어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아무렇게나 줄을 서고 그렇게 선 학생들끼리 이어달리기를 하게 된 터라 한 조에 Prep도 있고 2학년도 섞여있는 조금은 산만한 형태로 행사가 진행됐다. 성별도 고려하지 않은 채 조가 편성되어서 조금은 의아했다. 제대로 된 평가나 경쟁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아이들의 참여와 경험을 목적으로 한 행사여서 그러리라 생각했다. 중요한 건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하며 참여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아이들의 표정 또한 정말 밝아보였다.

날 좋은 가을날에 있었던 크로스 컨트리 행사


Open Classroom Day

5월 21일에는 Celebration of Learning 행사가 있었다. 행사 이름만 보고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All Classrooms will be open이라는 내용이 있어서 교실을 공개하는 날이라는 것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공개 시간은 아이들 하교 직후인 3시 30분에서부터 4시 30분 사이로, 나는 아이를 데리러 온 김에 교실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제제가 다니는 호주 학교는 학부모들이 교실까지 들어가는 것이 한국보다는 어렵지 않다. 그래서 몇 번 놓고 간 물건을 전달해 주거나, 선생님을 뵈러 교실을 들어간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런데 이 Celebration of Learning 행사에서는 공식적으로 학부모들을 교실로 초대하여 그동안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했던 공책이나 작품들을 각자 책상 위에 올려두고, 그동안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과 결과물들을 아이와 함께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선생님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만나면 어떤 질문을 할지 정리를 하여 안내해 주었다.

# Things to ask your child

- What is your invention?

- What problem does it solve?

- How does your invetion help people?

등이 그 내용이었는데, 알고 보니 수업시간에 나만의 발명품에 대해서 디자인하고 그걸 발명하게 된 목적과 발명품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지에 관하여 배운 내용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주제로 아이들과 부모들이 자녀가 수업시간에 발명품에 대하여 글을 쓰고 디자인한 내용을 함께 공유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아이들이 생활하는 교실 모습이나, 다른 과목시간에 배운 내용들이 적힌 공책들도 살펴볼 수 있었다.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아이가 훨씬 현지 수업에 잘 따라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가 발명한 Magic Night, 잠에 쉽게 들게해주는 발명품이었다.

Ice Bucket Challenge

5월 30일 금요일에는 Fight MND를 목적으로 하는 아이스버킷 챌린지 행사가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루게릭병환자의 고통을 공감하고 환자들을 돕기 위해 이런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이 MND(Motor Neuron Desease)라는 것이 운동 신경 질환을 뜻하고, 이는 뇌와 척수에 있는 운동 신경 세포가 점차 파괴되면서 근육이 약해지고 위축되는 신경퇴행성 질환을 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표적인 질환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루게릭병이다.

이 행사를 하기 위해 사전에 기금 모금을 목적으로 Big Freeze라는 슬로건을 건 비니(털모자)와 양말을 판매하기도 했다. 행사 당일에는 많은 아이들이 미리 구입한 비니 혹은 양말을 착용하고 하교하기 직전인 2시 45분쯤 운동장에 모였다. 이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재미를 위해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대결구도로 진행되었고,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6학년 학생들이었다. 챌린지 참가자 모두 자신들의 개성을 드러내는 독특한 복장으로 참여했는데, 우리에겐 없는 모습이라 낯설면서도 신선한 모습이었다. 특히, 가장 추운 계절에 진행하는 아이스버킷챌린지라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더 극적으로 느껴졌다.


호주의 학교를 다니면서 지금까지 여러 행사를 겪어보니 서양사람들 특유의 자유분방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행사들이 많아 신선한 느낌이었다. 우리는 학부모를 초대하거나 학교에서 공식적인 행사를 하게 되면 어떤 일정한 틀 안에서 순서와 절차를 지키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것에 반해, 여기서 진행되는 학교 행사는 어떤 절차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하고 그냥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때로는 그 자체가 조금은 산만하고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받기도 하고, 학부모들도 함께하는 행사인데도 너무 격의 없이 진행되는 것 같아 당황스러울 때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그 행사 자체를 즐기는 호주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장점들을 조금은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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