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좋은 '혼행' 스팟 6
장장 열흘에 이르는 추석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친척들과 옹기종기 모여 즐거운 한때를 보낼 이들도 많지만, 나 홀로 집에 쓸쓸히 머무는 싱글들도 적지 않다. 이들이 알찬 연휴를 보낼 수 있는 전국 곳곳에 자리한 ‘혼행’ 스팟을 알아봤다.
걷기 좋은 ‘수원 화성’ - 경기 수원
수원 화성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걷기 좋은 곳이다. 성곽을 따라 이어진 길은 물론, 성벽과 도심의 빌딩이 어우러진 시야도 운치 있다. 가을 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맞이 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낮에는 자전거를 타며 높은 하늘을 만끽할 수 있다.
수원 화성의 특징은 동서양 건축술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화성은 동양의 건축 양식으로 지었으나, 서양의 건축 방법과 건설 장비를 활용해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선조들의 뛰어난 자연관까지 투영돼 멋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이렇듯 과학적이고 실용적으로 건축된 성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역사 품은 ‘동구릉’ - 경기 구리
구리 동구릉은 조선왕조 500여 년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왕릉이다. 태조의 건원릉부터 가장 늦게 조성된 추존 문조와 신정황후의 수릉까지 9기 17위를 모셨다.
동구릉의 별칭은 '조선 왕릉 박물관'이다. 4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조성되다 보니 왕릉이 변하는 과정이나 문석인과 무석인, 병풍석과 혼유석 등 조형물의 서로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루 종일 걸어도 질리지 않는 곳을 찾는다면 조선왕조 500년의 자취를 느끼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동구릉으로 가보자.
달맞이 명소 ‘도담삼봉’ - 충북 단양
추석엔 왁자지껄 시끄러운 집을 벗어나 조금은 여유를 갖고 한적함을 즐기고 싶어진다. 이럴 때 도담삼봉으로 떠나 보는 걸 추천한다.
서울에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충청북도 단양의 도담삼봉은 추석 달맞이와 일출 명소다. 특히 구름 한 점 없이 높은 가을 하늘과 꼭 어울리는 풍경을 자랑한다. 아침, 밤에 방문하면 하얗게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일품이다. 너른 강 가운데 세 개의 기암괴석 봉우리가 고즈넉이 떠있는데, 가운데 정자엔 마치 신선이 노닐 것만 같다.
피톤치드 가득한 ‘메타세쿼이아길’ - 전남 담양
전남 담양은 힐링 여행지로 유명하다. 바쁜 일상에 지쳤다면 고향 가는 길에 잠깐 들러보는 것도 좋다. 하늘 높이 솟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보면 가슴이 뻥 뚫릴 것이다.
담양에서 순창으로 이어지는 24번 국도는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높이 늘어선 전국 최고의 가로수길로 꼽힌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나무들은 수종이 다양해 특히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자전거를 타고 넓게 뻗은 길을 달리다 보면 그곳에 가득한 피톤치드가 당신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준다. 여기에 소쇄원, 명옥헌, 송강정 등 담양 10대 정자들과 한옥 민박체험, 다도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죽향문화체험마을에서는 담양을 더욱 깊게 느껴보는 것도 좋다.
가을을 느낄 수 있는 '포충사' - 강원 철원
군부대로 유명한 철원은 완연한 가을을 느끼기 가장 좋은 곳이다. 아름다운 한탄강과 철원평야를 중심으로 가을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가을 정취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철원을 찾아보자.
철원 한탄강의 가을을 제대로 느껴볼 방법은 한탄강래프팅이다. 8km의 구간으로 크고 작은 급류를 타며 스릴과 여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제대로 익사이팅을 즐긴 후엔 멋진 강원도 풍광을 볼 수 있는 철원읍에 있는 포충사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곡암산 기슭에 있는 포충사는 우거진 녹읍 가운데 우직하게 자리 잡은 절을 보며 색다른 감각을 느껴볼 수 있다.
BEST 힐링 스팟 '부석사' - 경북 영주
이번 추석 연휴는 지친 일상에 힐링을 주는 시간으로 보내보는 건 어떨까. BEST 힐링 스팟 부석사가 있는 경북 영주로 발걸음을 돌려보자.
국내 최고의 사찰 중 하나로 인정받는 부석사는 우리나라 목조 건축물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손꼽힌다. 특히 목조 구조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은 명소 중의 명소다. 기둥에 가만히 기대서서 인증샷을 남기면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부석사를 즐겼다면 잠깐 걸음을 옮겨 수려한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청량산도 방문해보자. 산과 그 아래 흐르는 낙동강의 경치는 10월경에 절정에 이른다고 하니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