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란? 고아를 바라보는 마음
고아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도와줄까?
천성적으로 마음이 천사 같은 분인가? 아니면 주변 시선과 사회적 지위로 인해 의무적으로 봉사를 하는 것일까? 누군가의 권유로 봉사를 하는 것일까? 어떤 이유이든 봉사는 매우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다.
봉사와 후원의 차이는 무엇일까? 기부와 자선사업의 특징은?
우선 봉사는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며 학습지도를 비롯한 간호봉사, 청소봉사, 미용봉사, 음식봉사 등 우리 생활은 물론 더 나아가 생명과 직결된 것들이다. 봉사가 없는 세상이란 더불어 살지 않는, 즉 이기심이 가득한 세상이라 할 수 있다. 봉사로 인해 사람이 살고 봉사로 인해 세상은 아름다워지고 살맛 나는 세상이 된다. 봉사는 부자건 가난하건, 외모가 준수하건 준수하지 않건, 시간이 있건 없건 간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봉사 정신이 강조되는 건 사회뿐 아니라 회사나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봉사의 결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며, 봉사자 자신에게도 큰 위안과 힘이 되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상대적으로 자신의 모습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될 뿐 아니라 약자들에게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을 지닐 수 있기에 봉사는 봉사자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하지만 왜 사람들은 봉사를 하지 않을까? 막상 하려고 하니 기회가 없고 자신감이 생기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무슨 봉사를 해!’라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는데.’라고 하면서 자신을 합리화하곤 한다.
후원의 개념은 봉사와는 다르다. 후원으로는 물품후원, 금전후원 등이 있다. 큰 의미에서는 자원봉사도 후원의 하나로 분류된다. 자원봉사를 통한 시설에 대한 후원은 큰 열매를 맺는다. 시설장과의 친분에 의해서든 아니면 시설아동들에 대한 동정의 마음에서든 간에 자원봉사는 순수하게 이루어진다.
앞서 얘기했지만 누가 자원봉사(후원)를 할 수 있을까? 결론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쉽게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쉽게 할 수 없다곤 해도 한번 하기가 힘들지 한번 하고 나면 의례적으로 행할 수 있다. 나는 보육원에 살면서 무수히 많은 자원봉사를 만났다. 그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그들을 대하는 나름의 기준도 세워졌다. 아니 자연스럽게 후원자님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형성된 것 같다. 친삼촌이나 친이모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는 분이 계신가 하면 너무 격식을 차리며 거리를 두면서 대하는 분들도 많이 만나 보았다.
친삼촌 같은 분은 고아라는 우리의 형편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분들도 보육원에서 산 것 같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반면 우리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격식을 차려 존대하기도 하는 분들은 왠지 불편했다. 돌이켜 보니 그분들이 아이들에게 자칫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란 생각이 들어 왠지 씁쓸하다.
후원자님들은 봉사를 하고 돌아갈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오늘도 보람되었다. 내가 더 재미가 있었어. 다음에 또 와야지.’라고 생각할까? 어떤 생각을 할까?
아이들에게 봉사를 했지만 아이들이 그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없어서 실망한 나머지 다른 시설로 가거나 다시는 방문하지 않는 분들이 있진 않았을까? 자원봉사자분들이 보육원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게 되면 원장님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 되니 항상 자원봉사자와 함께 있기 전에 눈총을 주며 멀지 않은 곳에서 감시를 하곤 했다. 우리는 말이나 행동에서 어떤 실수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며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특히 학습지도 자원봉사나 보육원 바깥 청소 때 그랬다. 우리는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강제로 봉사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예컨대, 봉사자들은 가끔 우리를 데리고 시설 밖으로 산책을 가거나 박물관에 가기도 했다. 물론 봉사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열 번 중 한 번이라도 아이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봉사자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우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맞지 않다. 가끔은 봉사자가 여성인 경우에는 더 고집을 피우거나 괜히 짜증을 내기도 했다. 봉사자는 우리의 의도치 않은 상황, 즉 시설 밖 가게에서 비싼 무엇을 사달라고 하거나 시설장의 허락 없이 다른 곳으로 놀러 가자며 보채는 경우를 접하곤 했다. 그럴 때 봉사자는 얼마나 난감했을까? 아무리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를 왔을지라도 그런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괜히 방문했다는 회의감이 들었을 것이다. 평소 순수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어떻게든 봉사자를 괴롭히고자 안달을 부렸을 것이다. 봉사자들은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더라도 혼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잖게 당황했을 것이다. 참으로 자원봉사자들이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보육원생들은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봉사자에게 그들의 진심을 보여주진 않는다. 그들의 마음을 보여주진 않는다. 가끔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심리상담 선생님과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진 모르지만 자원봉사자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다. 자원봉사자 중에는 귀가하면서 “다음에 또 올게!”라고 하는 분들도 계신다. 그중 절반 정도는 다시 방문을 하지만 아이들은 절반 정도가 오지 않는 것에 새삼 분노하며 희망을 잃어 버린다.
회사에서 단체로 오는 봉사팀은 전문화된 팀들이다. 다년간의 봉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다루는 기술이 남다르다. 우선 아이들과의 첫 만남부터 시원하다. 보육원 아이들의 이름을 가장 빨리 익혀 그들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거리를 좁혀 나간다. 신선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가져와 아이들이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봉사팀의 남녀 비율도 절반 정도가 되어 봉사 분위기 역시 매우 밝다. 단체팀은 항상 정해진 요일에 방문하여 우리가 언제 오는지 손꼽지 않아도 그날을 기대하며 기다리곤 한다. 단체팀이 주는 선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선물의 범위와는 다르곤 하다. 아무리 잘 대해 주는 봉사자라도 선물의 범위를 넘어설 수는 없다. 프로그램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좋은 선물 하나만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물은 당연히 받는 것이라 어릴 때부터 생각했기 때문에 봉사자가 주는 좋은 선물을 받기 위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되돌아보면 봉사자와 함께하는 시간은 참으로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사회화를 형성하는 데 크게 영향을 준 축복의 시간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