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의 문장들

독서 챌린지 기록 #10

by 슬로

여유. 요즘 내게 가장 부족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여유가 아닐지. 여유가 부족하니 자꾸만 모든 일을 서두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만사 허둥지둥하게 되는 것 같다. 슬프게도 내가 허둥거리면 허둥거릴수록 일을 처리하는 양, 속도, 정확성은 떨어진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허둥거리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여유가 부족할 때에도 책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책은 그냥 흘러들어와서 소비되기 때문이다. 내 안에서 프로세싱하는 과정이 어려워지거나 얕아질 수는 있지만 책을 들어오게 하는 것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글을 쓰는 건, 무언가를 생산하는 건 다르다. 여유가 부족하면 내 안에서 뭔가를 끄집어내기가 어려워진다. 바쁘면 바쁠수록 게을러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9월에 읽은 책의 후기를 남기는 일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10월 말이 다 되어서야 끝냈다. 그러다 보니 10월의 문장을 기록하는 글을 올리는 일도 이제야 하게 된다. 분명 지난 7월에 이 점을 반성했던 것 같은데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야 말았다.


어떻게 여유를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어떻게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내 안의 생산 프로세스를 가동할 수 있을까?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커버: Unsplash의 Andy Vult




10월 1일

루미 평전: 나는 바람, 그대는 불 - 안네마리 쉼멜

루미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을 인용하여 사람이 두려움과 희망이라는 두 날개를 타고 날아오른다고 말한다. 사람은 이 날개들이 없으면 살 수 없다.


10월 2일

루미 평전: 나는 바람, 그대는 불 - 안네마리 쉼멜

왜냐하면 네 말과 네 의도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너의 잘못된 말도 측은한 마음으로 귀담아 들었다.


10월 3일

루미 평전: 나는 바람, 그대는 불 - 안네마리 쉼멜

"오직 사랑, 사랑만이 우리가 할 일이다!" 그는 샴스엣딘과의 불타는 사랑을 경험하고 나서 시인이 되었다.


10월 4일

루미 평전: 나는 바람, 그대는 불 - 안네마리 쉼멜

온갖 곳을 찾아다녀 보았지만, 당신만큼 상냥한 것은 없었습니다. 바다 속 깊이 뛰어들었지만, 당신 같은 진주는 없었습니다. 온갖 술통을 열어보고, 일백 병의 술을 맛보았지만, 당신만큼 입술을 적시고 취하게 하는 포도주는 없었습니다.


10월 5일

루미 평전: 나는 바람, 그대는 불 - 안네마리 쉼멜

말로는 '천상의 사과나무 향기'를 가져올 수 없다. 루미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창조적인 사랑의 신비를 쉽게 설명하는 데 적합한 수단으로 음악과 춤을 꼽았다.


10월 6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어느 날 죽음이 나비 날개보다 더 가벼운 내 등허리에 오래 녹슬지 않는 핀을 꽂으리라. 그래도 해변으로 나가는 어두운 날의 기쁨, 내 두 눈이 바닷게처럼 내 삶을 뜯어먹을지라도.


10월 7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누구든지 자기 시대의 밑바닥에서 학대받는 사람들의 고통을 간과하고서는 더이상 정직할 수 없다. 그가 신이라 할지라도......


10월 8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자유의 극단은 형식의 창조에 있다.


10월 9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나를 살려줄 자는 기어코 나를 죽이는 내 몸이다. 어서 못 박혔으면!


10월 10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반성할 수 있는 것만이 살아 있다. 시도, 혁명도......


10월 11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나는 언저리를 사랑한다. 언저리에는 피멍이 맺혀 있다.


10월 12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한 사람의 상처는 모든 사람의 상처다. (중략) 상처받지 않는 것들은 치유될 수도 없다.


10월 13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나는 너에게 관계된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나는 너다.


10월 14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살기 위해서는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중략) 속죄로서의 글쓰기. 그는 속죄하고 싶다는 생각과, 속죄해야 된다는 생각과, 그러나 어떻게 속죄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함께 가지고 있다. 속죄하는 사람이 속죄의 방법을 선택하겠다는 어리석음!


10월 15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사랑의 단초는 처음으로 자기의 괴로움을 껴안는 것이다. 괴로움은 국경도, 시대도 없다. 우리는 괴로움 속에서 하나다. (중략) 사람은 괴로움을 어찌할 수 없지만, 그러나 받아들일 수는 있다.


10월 16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나는 안다. 내가 언제 변절했고, 어디서 비겁했고, 어떻게 타락했는지를. (중략) 어떻든 이 타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하루에도 몇 번씩 나 자신이 타락했음을 확인하는 것밖에 없을 것이다.


10월 17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시가 무엇을 노래하든, 그것이 개인의 사사로운 슬픔이든, 아니면 한 시대의 부패한 역사이든 시는 '다른 호흡'이다. 나는 윤동주와 백석을 사랑한다. 그들은 다른 아가미로 숨쉰 사람들이다.


10월 18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단순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하기 쉽다. 그래서 많은 돈과 노력을 헛되이 낭비한다. 문제는 세상이 복잡한 관계로 얽혀 있고 진정한 인과관계는 포착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10월 19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시키려면 동기를 유발하는 요인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깨달으면 인센티브를 사용하여 예측가능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포함하여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


10월 20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정책수립자는 초기에 교정 수술을 해야 하는 오랜 상처를 붕대로 가리는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 된다.


10월 21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하지만 중대한 문제 하나가 남았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시험하기 위해 현장실험을 실시하는 것이었다. 이 작업은 결코 쉽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들기 마련이었다.


10월 22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우리는 저학년 아동이나 10대의 세상은 온통 현재가 지배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혀냄으로써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를 파악할 수 있었다.


10월 23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학교는 단지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어떤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 어른들에게도 가르침을 준다. 하지만 사회는 여태껏 이 중대한 방정식의 한쪽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공립학교는 아이들을 실용적인 시민으로 키울 목적으로 행동방식을 가르치고 지식을 전수하는 기관만이 아니다. 실제로는 연구자와 부모, 교사, 관리자, 학생을 포함하여 모두가 배우는 실험실이다.


10월 24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결국 우리는 실험을 거치면서 경제적 차별과 반감을 구별하는 기준 하나를 찾아낼 수 있었다. 반감의 근거는 '다른 사람을 향한' 증오인 반면에, 경제적 차별의 근거는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태도이다.


10월 25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이 장에서 제기한 물음인 "현대의 차별을 끝내는 방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바로 "나는 오늘 세 군데를 들러 가격을 물어보고 왔습이다"이다.


10월 26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휴버맨이 말했듯 "아이들이 과자를 달라고 부탁하기 어렵게 만들고, 사과 조각을 집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모두 각색의 문제이다.


10월 27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자선단체를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일화였다.


10월 28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그러나 기업이 행동을 취하기 전에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점을 실험을 거쳐 확실한 자료로 입증하지 못한다면 돈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10월 29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확실히 근로자에게는 상여금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미치는 효과가 상여금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보다 컸다. 달리 표현하자면 채찍과 비슷한 모양의 당근이라면 효과가 더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처럼 당근과 채찍을 함께 제공하는 이중적 대우를 하는 기업에서 누가 일하고 싶을까?


10월 30일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사회는 문제 해결에 어떤 방법이 어째서 효과가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과학적 연구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당면한 문제를 파악할 기회를 거듭 놓치고 있다. 삶이 정말 실험실이고 누구나 실험을 통해 발견한 사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지 못하면 계속 전진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리라 희망할 수 없다.


10월 31일

내 이름은 빨강 - 오르한 파묵

내가 태어나기 전에도 무한한 시간이 있었고, 내가 죽은 뒤에도 시간은 무한히 이어질 것이다. 살아 있을 때 나는 이 문제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나는 무궁한 암흑과 암흑 사이에서, 잠시 빛을 발하며 살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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