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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자까 Nov 15. 2021

낯섦

혼란과 방황의 시기에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지하철 시간을 기억하고 몇 호차에서 환승을 할지 메모장을 뒤적이며 찾아야 했던 힘들었던 출퇴근이 밥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 있고 무언가에 타격을 받고 반쯤 혼미한 상태로 업무를 할 때도 키보드를 누르는 나의 행동은 기계적으로 해당 글자를 찾아 누를 수 있었다. 그 적응이란 것이 얼마나 편하고 어려운 일을 쉽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지 계속 편함과 쉬움의 상태로 나를 땅속에 푹 꽂아놓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적응이란 것이 가져오는 지루함이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성질의 것이었다. 어느 정도 살만했을 때 찾아온 적응은 지루함을 가져왔고 그 지루함으로 나는 변화를 선택했다.


 편함과 쉬움의 상태를 포기하니 불편함과 어려움 그리고 불안이 따라왔다. 각오한 일이었지만 불안 속에 있는 건 내가 곧 떨어질 것 같은 고드름이 있는 처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과 같았고 무뎌진 손톱의 질감이 주는 익숙함이 불편해서 곧 손톱과 발톱을 새로 깎아 약간의 날카로움이 남아있는 상태를 만드는 상황의 반복이었다.


 아침주는 시작이란 감동으로 얻어진 글과 밤이라는 마무리아쉬움으로 얻어진 글은 감정의 무게가 많이 다르다. 많은 장르에서 밤이라는 어두움이 가져오는 불안이 편함과 쉬움의 상태를 포기한 나에게 매일  찾아온다. 모두에게 찾아온다. 낯섦이 주는 불안을 선택할 것인가 설렘을 선택할 것인가.

나는 이 어두운 밤 속에서 불안이 아닌 설렘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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